[클릭이사람] (77) 신화연구가 모봉구

[클릭이사람] (77) 신화연구가 모봉구
 
신화적 베일에 싸인 인물 모봉구(38).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남는 시간을 신화연구에 쏟고 있다. 자신의 꿈을 15년째 기록하고 분석해왔다. 그동안 기록한 내용은 2천여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달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돼지꿈이니 용꿈이니 하면서 요행을 바라거나 자신의 억압된 욕망의 표현으로 치부하기 쉬운 꿈을 정신과학의 영역으로 삼고 끊임없이 기록 분석해 나가고 있다.

꿈을 분석함에 있어 정확한 기록은 기본. 때문에 한 밤중에 꾼 꿈을 잊지 않으려고 베게옆에 필기도구와 노트를 준비해둔 상태로 잠자리에 든다. 밤12시건 새벽2시건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 자신의 꿈을 철저하게 있는 그대로 기록해왔다.

이처럼 어렵사리 기록한 꿈을 진실되고 정확하게 분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꿈은 내용 자체가 물리학, 화학, 공간과 시간의 법칙마져 어기며 형성되는 황당무계함이 특성이다. 도덕적 윤리적으로 용납할수 없는 내용들도 가득차 있다. 이를 분석해내기란 마치 망망대해속에 빠진 진주를 찾아 내는 것 만큼이나 힘들고 인내심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사례하나. 양싸리비로 담장을 쓰는 꿈을 꾼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도 이 꿈이 겉모습이나 내용상 우리가 일상생활속에 경험할수 있는 평범한 일이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려고 했다.

그러나 마치 화장실에 다녀와서 화장지를 쓰지않은 것 처럼 뭔가 개운치가 않아서 끝까지 분석하기로 작정하였다. 자신은 결코 꿈을 꾸는데 개입하지 않았고, 꿈은 우리마음에 자연적인 정신부분에서 저절로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꿈이 그에게 전달하려는 내면적인 메시지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꼬박 8시간이나 매달려, 사행시 형태로 압축된 꿈의 정확한 메시지를 해독해 냈다.

양= 양보하고, 싸=사(싸)랑하고, 리=이(리)해하고, 비=자비를 베푸는 태도로 자신의 마음의 장벽을 날마다 깨끗이 쓸어나가는 자세로 살라는 의미로 풀어냈다.

이밖에도 수많은 꿈을 기록 분석해 왔다. 한 개의 꿈을 정확히 기록 분석하는데 평균 3시간정도 소요되었다. 지난해부터 꿈과 성격및 구조가 흡사한 신화의 분석에 관심을 갖고 그리스로마신화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스로마신화가 서구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서구의 종교 철학 문학 역사 지리 심리학 예술 언어 스포츠등이 그리스로마신화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리스로마신화의 본 고장인 그리스나 주변의 영향권내에 있는 서구사람들조차 고대문학 작품의 가치정도로만 여겨왔다. 그리스로마신화를 꿈과 같은 인간의 진지한 자연정신적인 현상으로 접근하지 않고…

국내에서도 몇몇 학자들이 장기간 신화의 본고장에 거주하면서 나름대로 그리스로마신화를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있다.

모봉구씨도 최근에 그리스로마신화의 부활이라는 제목으로 그리스로마신화를 분석해낸 책을 펴냈다.

그는 "기존에 나와있는 그리스로마신화 관련서들은 황당무계함을 느끼게 하며 뭐가뭔지 도무지 알수가 없어서 알기쉽게 풀어쓰고 싶어 책을 내게 되었다"고 집필동기를 밝힌다.

그가 쓴 책장을 넘겨보면 인류와 문명의 발달과정, 인간이 숨기고 싶어하는 성적인 진실과, 각종 삶의 지혜가 보통 사람들의 언어로 부활하고 있음을 이해하기 쉽게 경험할 수가 있다.

그것은 마치 핵 물리학과 같이 이론적이고 복잡한 지식이 전기등의 일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우리들의 삶을 편리하고 풍족하게 해주는 것과 동일하다 할수 있겠다.

신화분석사례 한가지만 들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아탈란테라는 여장부에 관한 신화이야기가 있다. 이 신화내용속에서 주인공들이 달리기 시합을 하는데, 달리기는 인간의 성행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그는 분석해내고 있다.

성행위때,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헉헉거리며 사정과 오르가슴이라는 목표점에 도달하는 등의 시스템이 달리기 할 때의 신체적인 시스템과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국은 서양문물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했지만 그리스로마신화를 정확하게 분석한 이책으로 말미암아 역으로 한국인의 정신과 집념을 서양에 침투시키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과연 그의 신화연구 열정이 세계인을 대상으로 신화를 창조해 나갈수 있는지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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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9/22 11: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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