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499)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 산행기

[세상엿보기] (499)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 산행기

2023년 8월 15일 광복절휴일 고향에서 아주 특별한 산행을 했다.

▲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산세가 천하절경이다.     ©

고향친구들과 함께 하루 전날 동창모임차 찾은 충남 청양 알프스 마을에서 1박을 하고 꼭두새벽 숙소를 나섰다.

산행에 참여한 친구는 모두 7명. 오전 6시쯤 최익현 동상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행을 시작했다.

가장 쉬운 등산코스인 어머니길 등산로다.

흙길 산길을 걸어 올라가니 아침공기가 상쾌하고 서늘하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은 기분이다. 고향 친구들과 함께라서 더욱 좋다.

이게 얼마만인가. 나 태어나 자란 내고향 정든 땅. 명산 중에 명산 칠갑산 흙길 등산로를 고향 친구들과 함께 걷는 이 행복하고 짜릿한 기분이 너무 황홀하다.

고추와 구기자가 지역특산물로 유명한 청양의 상징인 콩밭매는 아낙네상을 만났다.

아낙네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1박2일 촬영지 천문대를 지나 계속 오른다.

등산로 좌우로 보니 꼭 아마존 밀림지대 같다.

오르막 계단 길이 나온다. 끝도 없이 계단이 이어졌다.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 이 길고긴 계단길을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저 계단 끝에 칠갑산 정상이 있다.

천국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아닌가 싶다. 천국으로 가는 길은 멀고 힘들다.

나는 지금 천국으로 가는 계단 앞에 서 있다. 천국의 계단이다. 한발한발 천국의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호기심과 설레임으로 벅찬 가슴을 안고 오르고 또 오른다. 이 계단은 과연 몇개나 될까?

100, 200, 300 개도 넘는다. 너무 많아서 쉴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숫자를 정했다.

천국의 계단은 365개다. 일년이 365일로 이루어졌으니 하루하루가 모여 일년365일이 되듯이 이곳 지금 내가 오르는 천국의 계단의 숫자는 일년 365일을 상징하는 365개다.

나중에 누군가가 정확한 계단의 숫자를 말해준다면 그때 다시 정정할 용의는 있다.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오르다보니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 표지석을 보니 해발 561m.

▲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 정상 표지석 앞에선  김명수 인물전문기자   ©

천국에 온기분이 바로 이런 기분인가 보다. 세상 천지가 모두 내 발 아래 있다.

하늘은 푸르고 흰구름은 방랑자처럼 유유자적 떠돈다.

사방이 탁 틔였다. 칠갑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산의 능선이 겹치고 겹쳐 한폭의 산수화 같다.

칠갑산 정상에 오르니 역시 오기를 잘했다 싶다.

정상에 오르면 내려가는 건 당연한 이치. 다시 하산이다. 나같이 다리가 약한 사람은 내려가는 길이 더 어렵다.

특히 아래로 가파르게 뻗은 계단 길을 내려다보니 발을 딛기도 전에 머리가 아찔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바둑에서 외통수가 걸린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달리 어찌할 방도가 없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조심 조심 내려왔다. 몇계단 가다 걸음을 멈추고 숨고르기도 하면서~

그래도 힘들면 등산로 옆에 설치된 안전가드 난간대를 안전로프처럼 한 손으로 붙잡고 내려갔다. 다른 친구들은 성큼성큼 저만치 앞서간다.

그러거나 말거나 안전에 신경쓰면서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처음 산행 출발 장소다. 올라갔다 내려오기까지 3시간쯤 소요된것 같다.

광복절 휴일을 맞이하여 고향친구들과 함께한 내고향의 명산 칠갑산 산행은 평생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선물이었다.

죽기전에 가봐야할 명산으로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을 강추한다.

<김명수의 삼행시로 소개하는 칠갑산>

칠백미터도 안되는 산이지만 최고의 명산이로다

갑을병정 무기경신 십이지신이 수호신으로 지켜주는 영산

산세로 보나 지기로 보나 산중의 산이요! 세계으뜸의 산은 칠갑산이랍니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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