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719)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50년간 수천번 오르며 받은 품삯 기부한 임기종

김명수기자 | 입력 : 2023/07/08 [20:02]

[클릭이사람] (719)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50년간 수천번 오르며 받은 품삯 기부한 임기종

 

설악산을 오르내리며 힘들게 번 품삯으로 나눔을 실천해온 작은 거인’. 사람들은 그에게 천사라는 이름의 꼬리표를 달아주었다.

 

 

 

 

천사의 마음을 닮은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11회 대한민국 도전페스티벌 시상식이 202377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도전한국인본부에서 민족대표 33인을 기념해 각 분야별로 모범이 되는 사람을 시상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33인 대상시상이었다.

 

이날 수상자 중에 기자가 가장 주목한 인물이 있었다.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다.

 

가문의 영광일 수도 있는 큰 상을 받은 소감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임기종씨의 입에서 나온 수상소감은 딱 한 마디.

 

감사합니다’.

 

참석자들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이고 정중하게 인사하면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던진 이 한 마디가 짧지만 깊은 울림을 줬다.

 

 

▲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오른쪽에서 3번째)씨가 제11회 대한민국 도전페스티벌에서 국가대표 33인 대상을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인 남성 등산객이 맨 몸으로 오르기도 만만치 않은 설악산을 임기종 지게꾼은 돌덩이 같이 무거운 물건을 지게로 짊어지고 날다람쥐처럼 오르내렸다.

 

158cm 단신에 깡말라 호리호리한 몸으로 때로는 100kg이 넘는 냉장고를 등에 지고 오르기도 했다.

 

한두달도 아니고 일이년도 아니고 일이십년도 아니고 16세 때부터 지금까지 50여 년째 계속 해오고 있다.

 

그가 위대해 보이는 이유는 정작 따로 있다. 그토록 힘들게 번 돈을 아낌없이 기부한다. 그동안 어려운 이웃에 기부한 금액이 총 1억 원에 이른다.

 

지게 품삯이 5만원이라 해도 설악산을 2000번 오르고 받은 품삯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몽땅 기부한 액수다. 2012년 대통령 표창으로 받은 상금까지 기부했다.

 

여유가 있어서 하는 기부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임기종씨는 2급 정신지체와 언어장애가 있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아들은 아내보다 더 심한 지적장애 1급이다. 아들은 가족과 떨어져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씨가 장애가 있는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며 힘들게 번 돈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이유다.

 

설악산 지게꾼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지금은 임기종씨 한 명 뿐이지만 초창기 경기가 좋았을 때는 설악산에 60여 명의 지게꾼이 있었다.

 

코로나 여파와 방송 이후 주문 일감이 크게 줄기는 했지만 임기종씨의 지게꾼 직업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게 짐이 무거워 이를 악물고 설악산을 평생 오르다 보니 치아가 약해져 이가 거의 다 빠져 버렸다. 치아가 없어 말도 어눌하고 식사할 때도 어려움이 많다.

 

 

도전페스티벌 행사장에서 기자가 그와 나눈 대화는 고작 몇 마디가 전부다. 사진촬영조차 시선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어색해했다.

 

화려하고 권위있는 시상식 축제의 장에서 가장 말이 없고 무표정한 그였지만 기자의 눈에는 오히려 그가 가장 보석같이 빛나 보였다.

 

힘들고 어렵게 번 돈(지게품삯)을 함부로 쓸 수가 없다. 그래서 기부한다. 기부하면 행복하다.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작은 거인 임기종의 기부철학이다.

 

 

하회탈 같은 얼굴 모습을 하고 환하게 웃는 작은 거인앞에서 작아지는 느낌은 자격지심인가!


임기종씨를 인터뷰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논하는 자체가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서로 극과 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무언의 침묵이 목이 터져라 외치는 고함소리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2023년 7월8일 20시02분.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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