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358) 초여름같은 봄날의 과분한 소확행

김명수기자 | 입력 : 2021/04/21 [20:24]

[세상엿보기] (358) 초여름같은 봄날의 과분한 소확행

 

421일 오후 기자를 포함한 네명의 시니어 친구들이 함께 서울 도심을 벗어나 청계산 입구를 찾았다. 날씨가 따뜻하고 청명하다. 초여름같은 봄날이다.

 

   

청계산 입구에 위치한 서초구 원지동 쌈밥집 소담채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석쇠구이 쌈밥. 그리고 지평막걸리.

 

고추장 양념한 삼겹살과 된장 찌개가 먹기도 전에 입맛을 돋군다. 열무김치. 상추쌈. 콩나물, 숙주나물, 무생채, 고사리 등 각종나물에서 봄향기가 묻어난다. 쌈장. 고추장. 보리밥. 취향대로 입맛대로 보리밥에 나물을 섞어서 싹싹 비벼 먹으니 보리밥이 꿀맛이다. 늦은 점심시간인데도 넓은 실내에 손님들이 꽉찼다. 야외 가건물에 사방벽이 투명비닐이다. 밖이 훤하게 보인다. 봄을 먹는 기분이다.

 

  

식당 앞에 수령 225살의 굴참나무가 있다. 서울시 서초구에서 보호수 지정됐다는 팻말이 있다. 높이 27m. 나무 둘레 3m 80. 실핏줄처럼 연결된 가지에 매달려 연두색으로 물든 나뭇잎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나무 한 그루가 225년 세월을 살아내며 위로 옆으로 쭉쭉 뻗어 울창한 숲을 이뤘다.

 

오후 137분 식당에서 나왔다. 계곡물소리가 노랫소리같다. 푸른 숲길을 걷는다. 눈이 시원하고 가슴이 뻥뚤린 기분이다 . 나는 지금 계곡물소리 들으며 청계산 숲길을 걷고 있다. 온갖 상념이 천리만리 달아나버리고 마음이 깨끗하게 청소된 느낌이 든다.

 

 

마주치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여유로워보인다. 끊임없이 사람들이 내려오고 올라간다. 하루 하루 숨가쁘게 돌아가는 서울의 각박한 일상에서 완전 해방된 기분이다. 계곡물가에 걸터앉아 남자끼리, 여자끼리, 남녀끼리 서로 미소띤 얼굴로 조근조근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참 행복해보인다. 울창한 침엽수 군락을 만났다.

 

하늘로 쭉쭉 뻗어올라간 침엽수들이 호위병처럼 버티고 서있다. 노랗게 핀 황매화가 꽃동산을 이뤘다.

 

 

 

이 아름다운 봄날에 산소공장 같은 청계산 숲길을 걸으니 세상을 다가진 기분이다. 분에 넘치도록 과분한 소확행이다. 기분좋은 순간에 산새가 나타나 반가움을 표한다.

 

짹짹 산새소리가 불청객을 반기는 것 같아 신바람이 절로난다.

 

계곡물소리의 유혹에 못 이겨 개울가 돌위에 앉았다. 산속에 계곡이 있어서 좋고 계곡에 물이 있어서 더욱 좋다.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위에서 아래로 자연에 순응하며 흘러흘러간다. 아래로 흘러갈수록 한방울이 두방울되고 물줄기가 커져간다. 작은 돌맹이 하나도 원망하지 않고 비껴가는 물을 보면서 조화와 상생을 배운다.

 

어디서 날아왔을까? 눈앞에 하얀 나비가 너울너울 날개를 흔들며 춤을 춘다.

 

마음에 맞는 친구끼리 선물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평생 간직할 추억을 한아름 담아왔다.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은 여름같은 봄날의 과분한 소확행이었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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