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2) 3대를 이어온 중국인 한의사 왕중권(1)

[클릭이사람] (52) 3대를 이어온 중국인 한의사 왕중권(1)
 
속초시 청학동에 있는 중정한의원 왕중권원장(49). 코흘리개 시절부터 한약냄새가 몸에 배어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한의사였기 때문이다.

먼저 그의 일화를 들어보자. 중학교때 일이다.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한의학책을 읽다가 우연히 접골에 대한 내용을 본다. 뼈를 빨리 굳게 하는 고약처방이 너무나도 신기하였다. 책에 실린 처방대로 고약을 만들었다. 호기심 많은 소년 중권은 그냥 넘어갈수가 없다. 궁리 끝에 동물을 대상으로 접골실험을 한다.

좀 잔인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한의학 발전을 위하는 길이라고 자위하며 멀쩡한 닭의 두다리를 모두 부러뜨린다. 한쪽 다리는 고약을 붙이고 대나무를 쪼개어 고정시킨후 붕대를 감는다. 다른 한쪽 다리는 그냥 대나무로 고정시킨후 붕대를 감았다. 1주일후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붕대를 풀러보니 고약을 붙인 다리가 훨씬 굵게 자라나 있었다. 고약을 붙인 다리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을뿐 아니라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튼튼해 졌다. 그때의 놀라움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왕원장은 중국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교 2세다. 아버지의 고향은 중국 산동성 연대시 복산현. 그러나 중권은 한국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라왔다. 한국이 낯설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어려서부터 한국인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의식도 생활도 완전히 한국인이 되어버렸다. 고교도 화교계통이 아닌 속초고등학교를 택했다. 당시 속초고 역사상 중국인이 입학하기는 그가 처음이었다.

3대를 이어온 한의사. 한의학 계통에 파묻혀 살아왔다. 한의원을 운영하는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이을 후계자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으면서 자랐다. 10살때부터 한의학 공부를 했다. 부친으로부터 한의학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직접 배우고 익혀왔다.

그는 홈페이지(www.drwang.co.kr)를 운영하는 한의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홈페이지에는 각종 암을 비롯한 난·불치병등의 자세한 소개와 함께 다양한 건강정보를 올려놓았다.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한방과 인터넷을 접목시킨 안목이 돋보인다.

홈페이지 디자인이 시원하고 깔끔하다. 깜빡거리는 등대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환자들에게 등대처럼 희망을 주기 위해서 홈페이지의 심볼로 선택했다. 환자를 배려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엿보인다.

대학에서 배운 서양의학 지식과 어려서부터 가문에서 전수받은 의술을 접목하자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임상에서 확인하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왕원장.

자신의 의술과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비법을 무기삼아 각종 암과 난치병·불치병 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덕분에 남들이 다스리기 어려운 병을 잘 고치는 한의사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쌓아온 의학적 지식과 경험을 정리해 '양의 탈을 쓴 암'이라는 제목의 건강전문서적도 펴냈다. 방송도 많이 탔다. 어려서부터 보고 접한 풍부한 임상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방송에 출연하여 거침없이 토해내는 그의 한의학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왕원장은 지금 경희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자신의 관심분야인 암을 전공으로 하고 있다. 세포분자학적으로 암을 연구하는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의사이면서 양방 첨단 의료기기를 많이 갖추고 있다. 그의 한의원에는 일반 병원에서도 갖추기 힘든 의료기기가 많이 있다. 그가 양방과 한방을 협진하는 한의사라는 것을 알수 있다. 정확하고 확실한 한방 치료를 하기 위해 양의학적인 진단을 한다. 내시경 검사기도 갖추고 있다. 혈액 소변 방사성검사등을 참고로 한방치료를 한다. 초음파 검사까지 한다.

평소 자연을 좋아하는 양원장. 산을 자주 찾는다. 자연에 묻혀 풀한포기 나무한그루 시냇물을 보면서 사색을 즐기고 자연의 법칙을 배운다. 숲속을 거닐며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자연의 법칙을 질병 치료하는데에 많이 이용한다. 사람의 몸도 흐르는 냇물과 똑같다. 사람의 몸도 자연의 법칙이 적용된다. 인체의 흐름도 물처럼 흘러야 무리가 없다. 혈관속을 흐르는 피도 마찬가지.

한국인 못지 않게 한국을 사랑한다는 그는 국경을 초월한 결혼을 했다. 한국인을 아내로 둔 한·중부부. 사위도 자식이라며 장인 장모를 15년째 모시고 사는 심성이 착한 효자로 주위사람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3대째 한의업을 살려나가는 그의 가업정신이 자연스럽게 효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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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7/18 11: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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