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인터뷰

[오늘의 인물](91) '나눔의 집'에서 15년간 근무중 임명옥

- 광주 나눔의 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효잔치 열려

조영관 기자 | 입력 : 2015/05/02 [20:00]
▲ 나눔의집에서 근무하는 임명옥 요양보호사     © 조영관 기자
경기도 광주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는 조금 특별한 가족이 있다. 이곳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임명옥(66세), 임명자(58)씨 자매이다.
두 딸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딸이다.

"우리 엄마 계실 때는 더 안아주지도 못하고, 손도 못 잡아 주어 후회가 됩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났지만 매일 할머니들을 보니 엄마 같다는 생각에 더 잘 해드리고
싶어요" 라며 임명옥 요양보호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눔의 집에서 근무할 때 지금은 고인이 되신 어머니와 함께 살고 계시는 할머니들을 차등하지 않고 똑같이 대했다. 모친이 돌아가신 후에야 자녀로서 못 다한 것이 자꾸만 생각이 나는 듯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나눔의 집에서 지냈던 고(故) 박옥련 할머니다. 임씨는 어머니를 찾아 이곳에 들렀다가 나눔의 집과 인연을 맺어 나눔의 집에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조리사로 일하며 끼니때마다 어머니인 박 할머니와 다른 할머니들의 식사를 챙겼다. 그 후에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2011년 박 할머니가 별세한 이후 동생인 임명자씨도 언니를 따라 나눔의 집 가족이 됐다.

지금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돌보고 있지만 어머니가 1993년 당시 나눔의 집이 있던 혜화동에 입소 전까지는 위안부는 남의 얘기였다. 박 할머니가 딸들에게도 자신의 아픈 과거사를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북 무주 출신인 박 할머니는 23세 때인 1941년 남편의 폭력을 피해 도망쳤다가 ‘좋은 곳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파푸아뉴기니의 라바울 섬에 강제로 끌려갔다. 박 할머니는 이곳에서 3년간 갇혀 지내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함께 끌려간 50명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세 명뿐이었다. 박 할머니는 44년 귀국했다. 이후 대전에 정착한 뒤 재혼해 1남2녀를 뒀다.92년 나눔의 집에 입소한 박 할머니는 2000년부터 수요 집회와 국내외 피해자 증언회에 참여했고 2007년 미국 하원 결의안 통과를 요구하며 영상편지를 발송하는 등 위안부 피해 진상 규명을 위해 활발히 활동해왔다

박 할머니는 본인의 기구한 삶을 내색하지 않고 자녀들을 악착같이 키웠다. 이런 어머니의 삶을 뒤늦게 안 딸들은 말년의 할머니를 눈물로 돌봤다. 

나눔의 집은 태평양 전쟁 말기 일제에 의해 성적 희생을 강요당한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1992년 10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처음으로 <나눔의 집> 개소식을 갖게 되었다. 이후로 명륜동, 혜화동을 거쳐, 1995년 12월 개인 기증으로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소재 650여 평의 대지에 180여 평(생활관 두 동과 법당 및 수련관으로 사용하는 한 동)의 노인 주거복지시설을 신축하였다. 현재는 1,800평 부지에 생활관 120평, 역사관 104평, 교육과 수련관 60평, 사무동 15평, 집중치료동 60평 총 359평의 건물이 있다.
▲ 나눔의 집에  설치된 그림과 조각상  ©조영관 기자
전국에는 정부지원을 받는 할머니 분들이 53분 생존해 계시는데 그 중 10분의 할머니들이 광주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계신다. 현재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도 평균연령이 88세 고령으로 역사의 진실을 육성으로 듣게 될 날이 멀지 않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하버드대 강연에 이어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를 외면했다.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요구해온 주변국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베 총리가 2차 대전과 관련해 “아시아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역대 담화들을 관통하는 핵심표현인 ‘식민지배와 침략’ 등의 표현이나 분명한 사죄 등에 대한 발언은 없었다. 또한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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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02일 2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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