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0)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관 박창규 (1)

[클릭이사람] (50)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관 박창규 (1)
 
새천년을 기점으로 사이버범죄수사대가 경찰청수사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로 확대개편되었다. 과거에는 일반적인 사이버상의 작은 문제만 다뤘는데 앞으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러브바이러스유포, 스팸메일, 해킹등의 전문적인 범죄를 전담한다. 시민들이 안전한 정보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기위해 만들어진 경찰청 전위부대라고 할수 있다.

세상이 열번 바뀐다 해도 자신이 해야할 일은 오직 경찰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경찰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박창규경사(41). 경찰청수사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관이다. 사이버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느라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컴퓨터실력 하나만 믿고 가상공간에 침투하여 무차별 범행을 일삼는 사이버사범들을 색출해 낸다.

박경사의 경찰입문은 생각보다 늦다. 늦깎이로 경찰이 되었다. 1994년 학사경찰 수사요원으로 특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찰의 길은 생각보다 고되고 힘들다. 하지만 그는 이미 각오가 되어있다. 어떠한 고생이라도 이겨낼 자신이 있다. 자신의 꿈은 경찰이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준비된 경찰. 그렇기 때문에 경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다.

박경사는 어렵고 힘들때마다 자신의 과거를 떠올린다. 가난으로 얼룩진 유년시절. 그때를 생각하면 뭐든지 할수 있다는 용기가 솟는다. 그때보다 더 어려울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호리호리한 체구. 한없이 순해 보이는 인상. 외모로는 평생을 책이나 접하며 살것같은 선비형으로 보인다. 험악한 테러범을 응징하고 진압하는 수사관이라는 인상이 전혀 풍기지 않는다. 저토록 착하고 순진해 보이는 인물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사이버 특급수사관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하루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했던 어린시절을 잊지 못한다. 학교소풍 가던 날 군것질할 몇푼의 돈이 없어 비관하다가 우연히 길바닥에서 5백원을 주워 허기를 채웠던 아픈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전투경찰로 파출소에 복무하면서 경찰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국민들이 피해를 입거나 도움을 받을수 있는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경찰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그순간부터 한눈팔지 않고 오직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다.

고등학교시절 한때 공부와 담을 쌓았다. 탈선을 하기도 하였다. 이유없는 반항이라고 할까?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놀기 바빴다. 1학년때는 우등생이었는데 공부에 흥미를 잃다보니 성적이 뚝뚝 떨어졌다. 대학 낙방. 당연한 결과였다. 고달픈 재수생활. 세상을 아무렇게나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절치부심 끝에 영남대 법학과 입학. 고등학교때 함께 어울려 다니면서 놀기만 한 친구중에서 대학에 들어간 학생은 당시 그 혼자뿐이었다.

그의 대학생활은 특이하다. 1학년때 전경에 지원했다. 제대후 1학년1학기로 복학. 대학 다니면서 결혼을 했다. 첫미팅으로 만난 은행원. 첫눈에 반했다. 내여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두번째 만남. 약속장소로 달려갔다. 그러나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면 오겠지 생각했다. 한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무슨 사정이 있겠지 생각했다. 또한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사고라도 났으면 어쩌나 싶어 겁이 덜컥 났다. 망부석처럼 기다린지 무려 7시간. 여자가 나타났다. 여자를 보는 순간 반가움에 목이 메었다.

늦게 나타난 여자가 얄밉기는커녕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다. 은행 결산날이 겹쳐서 약속시간에 빠져나올수가 없었단다. 늦었지만 혹시나 하고 나왔다. 나타날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다는 말이 떠올라 허탕칠셈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녀도 약속장소를 떠나지 않고 7시간이나 기다려준 남자에게 홀딱 반하고 말았다.

둘이는 그렇게 만났다. 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 그날 포기하지 않고 7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만나 결혼으로 이어졌다. 행운을 가져다준 여자.

두 번째 만남에서 서로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해 가족들만 모여서 약혼식겸 결혼식을 올렸다. 그렇게 부부가 되어 지금까지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고 있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교내 경비를 했다. 아르바이트 경비. 살인범을 격투 끝에 잡았다. 범인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격투를 벌였다. 잡고 보니 범인은 운동으로 단련된 거구. 저렇게 큰 덩치를 자신이 제압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살인범을 잡았다는 생각에 뭔가 큰일을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아르바이트경비를 하면서 자전거 절도범을 잡기도 하였다. 도서관에 세워둔 자전거를 훔쳐가는 도둑을 15일간이나 풀밭에 누워 잠복끝에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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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7/14 17: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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