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40) 전통무예 택견 국가전수자 이권

［클릭이사람］(40) 전통무예 택견 국가전수자 이권
 
몸놀림이 한없이 부드럽다가도 전광석화처럼 빠르다. 온몸을 솟구치며 순간적으로 내지르는 발길질. 한바탕 동작이 끝나고 나서야 옷깃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상황을 끝내고 사뿐히 내려앉은 사람의 얼굴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그저 담담한 표정이다.

사뿐 사뿐 춤을 추는 듯 하다가도 어느 한순간 번개같은 일격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몸놀림이 조용한 춤사위처럼 계속된다. 부드러움속에 칼날보다 더한 날카로움이 있다.

전통무예 택견 중랑구 전수관장 이권(44). 무형문화재 택견 국가전수자. 전통무술인 택견을 보급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택견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쳐있다.

택견은 약2천년 전부터 수벽 각희 덕견등 다양한 이름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무예다. 무술로서는 처음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76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의 인생은 운동이 전부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했으니 경력으로 치면 30년이 넘는다. 초등학교 6학년때 집에서 가까운 곳에 합기도장이 있었다. 운동을 하고 싶어 부모님을 졸랐다. 그때부터 합기도를 배운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때 유단자가 되었다.

관장의 내제자로 도장에서 숙식까지 해결했다. 눈만 뜨면 운동을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학교가기 전까지 수련을 했다. 학교 수업마치고 나서도 체육관으로 곧장 달려갔다.

1990년까지 합기도를 계속했다. 운동이 생활이고 생활이 운동이었다. 공인 7단의 고수가 되었다. 그러다 어느날 문뜩 우리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뿌리쪽으로 뭐가 있나 찾다가 택견을 하기로 했다. 1990년 당시 충주에 유일하게 택견도장이 하나 있었다.

서울서 충주를 왔다갔다 하면서 배웠다. 택견에 푹 빠져 들었다. 충주에서 활동중인 택견예능보유자와 인연을 맺는 행운을 얻었다.

지금도 그분의 가름침을 받으러 충주에 자주 내려가곤 한다. 이관장의 집안은 택견가족이다. 아내도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가 만났다. 동갑내기 부부. 이관장의 택견실력은 넉동. 현재 국내 최고수는 다섯동이다. 두아들과 딸도 각각 두동으로 실력이 만만찮다. 아내는 여사범으로 활동하고 있다.

택견가족. 식구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택견이야기가 나온다. 이관장의 택견예찬론을 들어보자.

택견은 한국 무예의 원형체이며 모든 무예의 기본 원리이다. 택견은 다양한 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나 특이하게 부드럽고도 탄력적인 움직임은 마치 춤을 연상한다.

그러나 실제 대련에서는 온몸이 무기가 되어 상대의 움직임을 간파하고 즉시 공격이 이루어지는 강인함과 치명적 피해를 줄이는 여유로운 동작들로 이루어졌다. 인간적이고 자연적이며 단순미의 극치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응용력과 변화무쌍함 그리고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고 강하다. 운동과 놀이를 겸하는 우리의 민족무예다.

어린이에게는 예절과 질서의식을 길러준다.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자신감과 활동력 그리고 통솔력을 키워준다. 부드럽고 곡선적인 몸 놀림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나이에 관계없이 쉽게 배울수 있는 전통무예다.

택견의 동작은 부드럽게 신체근육의 움직임과 일치하기 때문에 근육이나 관절에 절대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많은 운동량을 주는 무예다. 기의 흐름과 호흡법이 잘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유산소형태와 무산소 형태의 운동효과를 얻으므로서 외공과 내공을 쌓을수 있다.

현재 국내 택견인구는 20만명. 그동안 택견의 보급을 위하여 많은 대회를 개최하였다. 문화관광부 장관배 전국택견대회와 용인대 총장기 전국대회가 매년 열린다. 총전수관이 있는 충주를 거점으로 택견협회가 창립돼 현재 전국적으로 40여개 전수관이 있다. 대학에 택견 동아리가 수십개 결성되어 있다. 육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에서도 소양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관장은 1993년도에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택견 전수관을 개설했다. 아직도 체육관 운영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무예인 택견을 보급하고 알린다는 자부심으로 이겨나간다. 이관장의 전수관으로 택견을 배우러 오는 수련생들을 볼때마다 이일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분당 마석 등 경기도 지역에서도 이곳까지 배우러 온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한 이관장이 보는 택견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택견을 배우면서 아이의 몸가짐과 언행이 달라졌다며 학부모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해올때도 보람을 느낀다. 이관장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중랑구청 주부택견교실은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주부들의 호응은 좋은편이다.

구민체육센터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택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관내에 있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택견지도도 하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무예 택견을 보급하는데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다.

택견을 국내에 보급하고 활성화 시키는 일은 누구보다도 택견인들의 몫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택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에 용기와 큰힘을 얻는다. 조만간 대학에 택견학과도 나올 전망이다.

택견보급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관장. 이관장은 택견전수회 상임부회장직도 맡고 있다. 지칠줄 모르는 그의 열정을 지켜보면서 2천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전통무예 택견의 앞날은 밝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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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6/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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