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64) 마사회 경마교육원 교관 임 한
경마교육원에서 기수후보생 및 제반 교육생들을 지도하는 임 한(40) 교관은 아이러니 하게도 마사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말을 전혀 몰랐다.
마사회에 들어오게 된 동기도 특이하다. 기수양성소 8기 출신이지만 그는 동기들보다 출발이 3개월이나 늦다.
사연인즉 기존에 있던 후보생 하나가 결원이 생기는 바람에 그 대신 대타로 늦게 들어와 합류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혼자 기수양성소 시험치고 들어온 자신을 스스로 보결생이라고 소개한다.
그를 포함한 13명의 동기가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활동하는 현역기수는 단 한명도 없고 마사회 직원도 그 혼자 뿐이다. 동기중 박종곤 조교사와 유병복 조교보가 아직까지 유일하게 경마장에 남아있다.
“경마장에 와보니 사회와 격리된 곳이라 제가 있기는 좋았어요. 후보생 시절 공동생활 하면서도 휩쓸리기보다는 혼자 있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런 것이 오히려 제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제 생각이나 성격이 이 세계와 딱 들어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버티고 있지요”
무슨 일이던지 일단 주어지면 책임을 완수하고 누구한테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이 승부세계에서 맞아떨어진 셈이다.
데뷔전의 사나이. 기수 양성소를 졸업하고 정식기수로 데뷔하던 날 그는 경마팬들의 박수갈채를 한몸에 받으며 화려한 출발을 했다.
데뷔 첫날 3경주에 출전해서 특별경주 우승 영광과 함께 2승을 올리면서 장안에 임 한 돌풍을 몰고 왔다.
출발부터 호조를 보인 그는 87년까지 현역기수로 뛰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세계무대로 눈을 돌린다. 87년 호주로 날아가서 현지 기수면허를 취득하여 거기서 기수로 뛰었다. 데뷔전에서 좋은 스승을 만났다. 바로 호주인 ‘데워그린’.
호주경마에서 당시 동양인 기수로는 그가 유일했다. 유일한 동양인 제자였던 그는 스승으로부터 연수받고 기승술 배우고 기수면허를 땄다. 그리고 데뷔전에서 1등 2번, 2등 2번의 화려한 전적을 올렸다.
동양인 기수로 데뷔전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그는 당시 호주 현지 신문에 대서특필되어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마방에 소속돼 있다가 나중에는 프리랜서 기수로 뛰었다. 영어가 안돼서 고전했지만 성적은 꾸준히 좋았다.
비가 쏟아지는 날 비를 맞으며 말 18마리를 탄 적이 있다. 빗속에서 새벽 3시부터 오전 내내 조교를 했다. 그때 성실성을 인정받고 신뢰를 얻었다.
좋은 마주를 만나 우리돈으로 7억5천만원짜리 말을 타고 ‘멜버른컵’ 준비를 하다가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출전을 못했다. 허리를 다친데다 좋은 말 받고도 멜버른컵 문제로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에 좌절을 느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호주에서 4년간 기수로 활동하면서 말은 힘으로 타는 게 아니라 감각으로 타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것이 호주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었다.
91년 한국에 오자마자 제주 경마장 조교사로 들어갔다. 제주에서도 초창기라 어려움이 많았다. 좋은 말 받기가 너무 어려웠다.
조랑말을 가지고 뭔가 실력을 보여줘야겠다고 마음먹고 경주마를 다듬어서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었다. 그랬더니 마주들이 그의 실력을 알아주고 그때부터 그에게 좋은 말을 주기 시작했다. 상금도 많이 벌었다. 2년차부터 상금랭킹 단연 1위.
제주에서 만 3년 근무후 94년 12월 1일부로 과천경마장 경마교육원 경주마술 교관으로 와서 지금까지 기수후보생 17∼20기를 교육시켰고 현재 20기를 교육시키고 있다.
기수로만 뛰었지 누굴 가르쳐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열의가 넘쳤다. 가르치면서 배워나갔다. 그러면서 노하우를 쌓아나갔다.
새로운 기승술을 시도하는 것이 힘들어도 소신을 가지고 꾸준히 해오다 보니 후보생들도 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은 유능한 교관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가 시도한 많은 기승술이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기존에 갖고 있던 경주마술의 고정관념이 많이 깨지고 있다. 그는 욕을 먹으면서도 꾸준히 경주마술을 발전시켰다는 보람을 느낀다. 특히 최근에 와서 그가 키운 후보생들이 외국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많이 보여주었다. 김동균, 오명섭 기수들이 대표적 케이스.
이제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그가 갖고 있는 특기들을 기수별로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교 졸업후 못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96년 한국체육대학 사회체육과에 들어갔다. 수능시험을 봐서 늦깎이 대학생이 된 것이다. 어렵게 공부해서 올해 학사모를 썼다. 내친김에 대학원에 들어가려고 지금 준비중이다.
대학원에 들어가면 운동생리를 전공으로 하고 싶다. 기수후보생 출신 9개기수의 자료를 확보해서 어떤 기수를 뽑아야 기수로 성공할 수 있는지 검토중이다.
작년에는 아일랜드 경마학교 연수를 한달간 다녀왔다. 거기서 확보한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기수후보생 뽑는데 어떤 기수를 뽑을까’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될 수 있는 논문을 그가 준비중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니까 그런것의 필요성을 느낀다.
지금은 기승기술도 과학적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기에 이론적으로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좋은 기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보다나은 기수를 생산해 내는 그런쪽으로 공부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한국과 호주에서 현역기수로 활동한 다국적 기수출신 임 한. 기수와 조교사를 거쳐 실력있는 교관으로 변신한 그는 그동안 쌓아온 자신만의 노하우를 지금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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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8/07 15:34:47
경마교육원에서 기수후보생 및 제반 교육생들을 지도하는 임 한(40) 교관은 아이러니 하게도 마사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말을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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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인즉 기존에 있던 후보생 하나가 결원이 생기는 바람에 그 대신 대타로 늦게 들어와 합류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나중에 혼자 기수양성소 시험치고 들어온 자신을 스스로 보결생이라고 소개한다.
그를 포함한 13명의 동기가 들어왔지만 아직까지 활동하는 현역기수는 단 한명도 없고 마사회 직원도 그 혼자 뿐이다. 동기중 박종곤 조교사와 유병복 조교보가 아직까지 유일하게 경마장에 남아있다.
“경마장에 와보니 사회와 격리된 곳이라 제가 있기는 좋았어요. 후보생 시절 공동생활 하면서도 휩쓸리기보다는 혼자 있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런 것이 오히려 제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제 생각이나 성격이 이 세계와 딱 들어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까지 버티고 있지요”
무슨 일이던지 일단 주어지면 책임을 완수하고 누구한테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이 승부세계에서 맞아떨어진 셈이다.
데뷔전의 사나이. 기수 양성소를 졸업하고 정식기수로 데뷔하던 날 그는 경마팬들의 박수갈채를 한몸에 받으며 화려한 출발을 했다.
데뷔 첫날 3경주에 출전해서 특별경주 우승 영광과 함께 2승을 올리면서 장안에 임 한 돌풍을 몰고 왔다.
출발부터 호조를 보인 그는 87년까지 현역기수로 뛰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세계무대로 눈을 돌린다. 87년 호주로 날아가서 현지 기수면허를 취득하여 거기서 기수로 뛰었다. 데뷔전에서 좋은 스승을 만났다. 바로 호주인 ‘데워그린’.
호주경마에서 당시 동양인 기수로는 그가 유일했다. 유일한 동양인 제자였던 그는 스승으로부터 연수받고 기승술 배우고 기수면허를 땄다. 그리고 데뷔전에서 1등 2번, 2등 2번의 화려한 전적을 올렸다.
동양인 기수로 데뷔전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그는 당시 호주 현지 신문에 대서특필되어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마방에 소속돼 있다가 나중에는 프리랜서 기수로 뛰었다. 영어가 안돼서 고전했지만 성적은 꾸준히 좋았다.
비가 쏟아지는 날 비를 맞으며 말 18마리를 탄 적이 있다. 빗속에서 새벽 3시부터 오전 내내 조교를 했다. 그때 성실성을 인정받고 신뢰를 얻었다.
좋은 마주를 만나 우리돈으로 7억5천만원짜리 말을 타고 ‘멜버른컵’ 준비를 하다가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출전을 못했다. 허리를 다친데다 좋은 말 받고도 멜버른컵 문제로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에 좌절을 느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호주에서 4년간 기수로 활동하면서 말은 힘으로 타는 게 아니라 감각으로 타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것이 호주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이었다.
91년 한국에 오자마자 제주 경마장 조교사로 들어갔다. 제주에서도 초창기라 어려움이 많았다. 좋은 말 받기가 너무 어려웠다.
조랑말을 가지고 뭔가 실력을 보여줘야겠다고 마음먹고 경주마를 다듬어서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직접 보여주었다. 그랬더니 마주들이 그의 실력을 알아주고 그때부터 그에게 좋은 말을 주기 시작했다. 상금도 많이 벌었다. 2년차부터 상금랭킹 단연 1위.
제주에서 만 3년 근무후 94년 12월 1일부로 과천경마장 경마교육원 경주마술 교관으로 와서 지금까지 기수후보생 17∼20기를 교육시켰고 현재 20기를 교육시키고 있다.
기수로만 뛰었지 누굴 가르쳐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열의가 넘쳤다. 가르치면서 배워나갔다. 그러면서 노하우를 쌓아나갔다.
새로운 기승술을 시도하는 것이 힘들어도 소신을 가지고 꾸준히 해오다 보니 후보생들도 그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은 유능한 교관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가 시도한 많은 기승술이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도 기존에 갖고 있던 경주마술의 고정관념이 많이 깨지고 있다. 그는 욕을 먹으면서도 꾸준히 경주마술을 발전시켰다는 보람을 느낀다. 특히 최근에 와서 그가 키운 후보생들이 외국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많이 보여주었다. 김동균, 오명섭 기수들이 대표적 케이스.
이제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그가 갖고 있는 특기들을 기수별로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교 졸업후 못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96년 한국체육대학 사회체육과에 들어갔다. 수능시험을 봐서 늦깎이 대학생이 된 것이다. 어렵게 공부해서 올해 학사모를 썼다. 내친김에 대학원에 들어가려고 지금 준비중이다.
대학원에 들어가면 운동생리를 전공으로 하고 싶다. 기수후보생 출신 9개기수의 자료를 확보해서 어떤 기수를 뽑아야 기수로 성공할 수 있는지 검토중이다.
작년에는 아일랜드 경마학교 연수를 한달간 다녀왔다. 거기서 확보한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기수후보생 뽑는데 어떤 기수를 뽑을까’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될 수 있는 논문을 그가 준비중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니까 그런것의 필요성을 느낀다.
지금은 기승기술도 과학적으로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기에 이론적으로도 꾸준히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좋은 기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보다나은 기수를 생산해 내는 그런쪽으로 공부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한국과 호주에서 현역기수로 활동한 다국적 기수출신 임 한. 기수와 조교사를 거쳐 실력있는 교관으로 변신한 그는 그동안 쌓아온 자신만의 노하우를 지금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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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8/07 15: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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