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39) 휴직계 내고 전재산털어 가족동반 세계일주 떠나는 청백리 이성

［클릭이사람］(39) 휴직계 내고 전재산털어 가족동반 세계일주 떠나는 청백리 이성

서울시 고위간부가 재충전을 위해 1년 휴직계를 내고 가족동반 세계일주 배낭여행을 떠난다. 주인공은 바로 이성(44) 시정개혁단장. 여행경비는 아파트 전세금 9천만원을 빼내 마련한다. 공무원 생활 19년동안 알뜰살뜰 모은 전재산을 몽땅 털어 떠나는 용기가 대단하다.

돈이 있어도 선뜻 떠나기 어려운 세계여행인데 그는 어떻게 이런 결단을 내렸을까? 그러나 그가 살아온 이력을 더듬어보면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임을 알수가 있다.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때묻지 않았다. 행정고시 패스하여 20년 가까이 고위공직자 생활을 하였지만 아직도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살아간다. 부이사관이면 누구라도 선망하는 고위직이건만 그가 살아가는 생활을 보면 검소하기 이를데가 없다.

"공무원 월급이 얼마 됩니까? 무일푼으로 출발하여 9천만원짜리 전세살면 한재산 모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바랄게 뭐 있겠습니까? 재산에는 욕심없습니다. 그렇다면 일찌감치 공직생활 때려치우고 장사라도 했지요" 한마디 던지고는 쑥스러운 듯 손으로 입을 가린채 웃는다.

고위공직 20년 생활에도 저렇게 검소하게 살아가야 겨우 전세한칸 마련하는데 어떤 공무원들은 도대체 무슨 재주가 있길래 과소비에 투기에 재산까지 불려갈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

요즘세상에 보기드문 때묻지 않은 공무원이다. 근검절약이 몸에 밴 청백리. 그는 어려서부터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부터 대학을 마치기까지 모든 학비도 스스로 마련해야 했다.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마저도… 그렇게 지내다 보니 누구보다도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되었다. 무인도에 혼자 떨어뜨려 놓아도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 그런 자신감이 이번 세계여행을 결심하게 만들어 주었는지도 모른다.

7남매중 4째. 경북 점촌에서 태어나 세 살때 서울로 이사온 그는 고향에 대한 기억이 없다. 가난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서울에서 셋방살이를 전전하면서 무려 30번도 넘는 이사를 다녔다.

덕수상고를 나와 고대 법대에 들어간 별종이다. 대학을 졸업하던 1980년 행시 합격. 이듬해 사무관으로 공무원생활을 시작한다. 올해로 공직 19년째. 그동안 서울시 올림픽 홍보계장·전산담당관·국제교류과장을 거쳤다. 부이사관으로 승진하여 현재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을 맡고 있다.

유년시절을 보낸 돈바위산(동선동·안암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의 고향은 그가 태어난 점촌이 아니다. 유년시절을 보낸 돈바위산을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 본적지도 돈바위산으로 되어있다. 지금은 없어진 동네. 돈바위산 능선의 판자촌이 그의 본적지다. 그의 유년시절 돈바위산에 대한 기억이 진하게 남아있는 이유는 지긋지긋한 가난 때문이다.

어린시절 가난 때문에 동생이 죽었다. 태어난지 3년만에 이세상과 이별을 해야 했던 동생. 귀여운 아들이 먹지 못해 죽어가는 데도 책만 읽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가족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

돈바위산은 불쌍하게 죽어간 동생이 묻혀 있어 바라만 보아도 눈물이 쏟아지는 절망의 산이었다. 봉분조차 없어 이제는 찾을 길 없는 동생 설이가 땅속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 바로 그 돈바위산이다. 어찌 기억에서 잊을수가 있겠는가. 지긋지긋한 가난을 그리고 돈바위산을…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많던 시절이었다.

그는 7월 11일 서울을 출발하여 지구촌 구석구석을 돌아본 뒤 내년 7월 귀국할 예정이다. 아내 홍현숙(43)씨와 중3 중2짜리 두아들 그리고 조카까지 모두 5명이 함께 떠난다. 여행코스는 중국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영국 북유럽 러시아 이태리 이집트 중동 터키 동유럽 남유럽 과테말라 남미 미국 멕시코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동남아로 잡았다.

대륙간 이동은 비행기로 하고 대륙내 이동은 기차나 버스 또는 선박을 이용하기로 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렌트카로 이동한다. 특히 과테말라에서는 한달간 민박을 하며 스페인어를 배울 셈이다.

있는 재산을 다 털어 모았지만 아무래도 1년을 버티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다행이 인터넷 여행사를 차린 고교동창의 도움으로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다. 친구는 여권 등 각종 수속 여행정보 뿐만 아니라 1천 4백만원 상당의 세계일주 항공권과 디지털 카메라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그는 친구의 여행사 홈페이지에 여행기를 올리기로 했다.

그의 어린시절로 다시 돌아가 보자.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찼다. 아버지에 대한 자식들의 원망이 뼈에 사무치도록 깊었다.

호랑이는 자기 새끼들을 벼랑에서 떨어뜨려 살아 남는 놈만 기른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야말로 새끼를 벼랑으로 떨어뜨린 호랑이보다 더 냉혹하다고 생각했다. 벼랑에 떨어뜨리고도 살아남은 자식들마저 돌보지 않았으니까… 그 벼랑에서 떨어진 7남매중 둘은 살아남지 못했고 부상을 입은 누나는 10년이상이나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 들어야 했다.

나머지 형제들 역시 각자의 생존 본능에 따라 살아나가야 했다. 문화적 개념이 아닌 생물학적인 생존 그 자체를 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했다. 그럴때도 아버지는 아무런 먹이를 물어다 주지 않았다.

그는 어린시절 고통이 컸기에 가족이 겪은 삶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려면 어금니를 악물고 눈물을 참아야 했다. 1988년. 큰형이 20여년간 싸워온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서른 아홉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입시험장에서 쓰러져 병마와 싸우다 끝내 세상을 떠난 형. 그는 중학생이 된 이후 스스로에게 맺은 굳은 결심을 허물고 말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울지 않겠다던 결심이 허물어지고 몇날을 통곡하며 지냈다. 동생에 이어 형마저 죽자 아버지는 충격을 받았다. 모두가 가난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다.

자식들이 굶고 있을 때에도 교수직 제의마저 번번이 거절하던 아버지가 도산서원 원장직을 수락한다. 비록 두번 거절하다 세 번째만에 응했지만… 이는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내미는 화해의 악수였다. 그러나 화해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오히려 자식들은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속상해 할까 궁리를 했다.

누나는 만20세의 나이로 시집가겠다고 집을 뛰쳐나가 결혼을 해버렸다. 페결핵과 늑막염등 고질병으로 몇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이제는 제법 중견시인이 되어 있는 누나. 지금에 와서야 그시절을 담담하게 회상한다. 그때 그토록 부모님을 속상하게 만든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화풀이였음을 32년만에 고백하였다.

그 역시 아버지가 결사 반대하는 여자 친구와 결혼하기 위해 고시공부를 시작했다. 무슨 포부가 있어서가 아니라 빨리 합격한 뒤 집나와 아버지가 반대하는 여자친구와 결혼하려고… 그는 그렇게 어정쩡한 이유로 고시에 합격하여 공무원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버지를 이해한다. 아버지에 대한 그의 깊은 원망은 그만큼 깊은 사랑때문이었음을 안다.

그는 꽤 오래전부터 세계여행을 떠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아내는 그의 말에 설마 그런 날이 올까 하고 반신반의 했다.

남편이 정색을 하고 올해 다시 제안을 해왔다. 아내는 속으로 고민이 되었다. 아이들 학교문제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 되어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그러자 남편이 이런 말을 했다. 갔다와서 문제는 서울로 돌아온 이후 걱정하자구… 결국 아내도 남편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아내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치다. 아이들 학교문제. 그리고 여행후 돌아와서 살아갈 문제 등등. 아파트 전세금 9천만원을 여행경비로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려울때마다 가난했던 옛날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84년 빈 털털이로 결혼. 아내와 결혼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서로가 빈손으로 출발하고 싶었다. 함께 살아가면서 두사람이 힘을 모아 하나 하나 이뤄나가고 싶었다.

결혼을 위해 쓴 돈은 군인시절 모은 몇 달치 월급인 30만원. 사정이 그러다 보니 아내에게 예물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해준 보석이 박히지 않은 금반지와 외삼촌이 사준 시계가 전부. 지금까지 아내가 간직하고 있는 예물은 시계뿐이다.

결혼축의금으로 예식경비와 신혼여행비를 지불했다. 신혼살림은 보증금 없는 월세 3만원의 단칸방에서 시작했다. 코딱지 만한 방에서 살다보니 돈이 들어갈 일도 없었고 혼수가 있다해도 들여놓을 공간도 없었다.

보증금 없는 월세 단칸방에서 보증금 150만원의 부엌없는 월세 단칸방으로 늘려갔다. 다시 부엌딸린 전세 단칸방. 그리고 소형 아파트를 거쳐 지금은 중형아파트 전세를 살고 있다.

가난으로 찌든 신혼시절의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 부엌도 없는 단칸방. 마당을 부엌삼아 밥을 해먹었다. 얼마 안되는 월급은 내집마련의 꿈을 안고 대부분 저축을 했다. 집에 전화가 없는 직원은 그 혼자 뿐이었다.

비상연락때는 직원들이 전보를 쳐서 알려 주었다. 교통비와 식비 외에는 돈을 쓰지 않았다. 가계부 결산을 하면서 한달 식비가 3만원밖에 안나온 사실을 보고 웃은 적도 있다. 콩나물만 해먹고 살던 시절이었다.

연년생인 두아들은 국민학교 입학전까지 배내옷부터 시작하여 장난감 동화책 신발등 어떠한 물건도 사준 기억이 거의 없다. 옷은 모두 친구 친척들에게서 얻어다 입혔다. 그는 자신이야 절약이 오래도록 몸에 밴 생활이었다 할지라도 군말없이 참고 기꺼이 따라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있다.

한번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는데 아내가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 아무리 물어보아도 무슨 일인지 말을 안했다. 달래고 달래서 몇시간만에 말을 하는데 결혼반지를 팔았다며 눈물을 펑펑 쏟는다. 물론 아무 보석도 박히지 금반지 일뿐이었지만 남편이 해준 유일한 결혼선물이자 언약의 표시인데 어쩔수 없어서 팔았다며 고개를 들지 못한다.

사정을 들어보니 기가 막혔다. 며칠전에 시누이가 찾아와서 어머니 환갑잔치를 열자고 했다고 한다. 잔치 비용은 형제들이 각각 10만원씩 부담하자고 제안을 했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10만원을 부담할 길이 없어 며칠 생각 끝에 결혼반지를 팔아 송금을 했다고 하는데 그도 할말이 없었다.

2004년이면 결혼 20주년이 된다. 그때에 맞춰 아내를 위해 반지와 언약의 표시를 함께 해줄 셈이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결혼 못지 않은 소중한 언약을 담은 귀한 반지를 해주고 싶다.

직장을 휴직하고 아이들을 휴학시키고 온가족이 함께 1년간 세계일주를 떠난다는 이야기가 주변에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고 그에게 물어온다. 그러면서 대단한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유별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누구라도 살아오면서 몇번씩은 세계일주의 꿈을 그려보았으리라고 생각을 한다. 그는 그런 꿈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실현하려고 했을 뿐이다. 삶의 행복은 꿈을 실현하는데서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오랜 꿈을 실현하려는데 다른 어떤 이유가 또 필요하겠는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그렇게 큰 결심을 하게 된 무슨 결정적인 계기가 있지 않겠냐고… 지금 세계 여행을 하지 못하면 평생을 후회속에서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이면 월드컵 축구대회 1년을 앞두고 서울시청이 정신없이 바쁠텐데 국장이란 사람이 한가하게 가족 데리고 세계일주 간다고 말이나 꺼낼수 있겠는가?

후년이면 월드컵이 열리고 시장 선거로 새로운 진용이 짜여지는데 그 바쁜 시기에 어디를 간다고 하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굳은 결심이 언제까지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1년전부터 가끔씩 아내에게 배낭메고 세계일주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툭툭 던져 놓았기에 얼굴에 정색을 하고 이야기 하면서도 아내가 거절하리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아내가 흔쾌히 동의하는데는 몇초도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혀 반대하리라고 예상을 못했던 아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왔다.

1년 휴학하면 친구들보다 늦게 학교를 다니는데 창피하다며 난색을 표한다. 아이들을 설득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아이들도 큰 설레임을 가지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여행의 목적은 자신의 재충전이다.

그의 직장 생활은 절정에 달했다. 승진을 해서 고급공무원이 되었고 훈장도 탔다. 그가 과장으로 있던 과는 시민이 뽑은 99년도 MVP로 선정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신인문학상을 타서 문단에 데뷔도 하였다. 갑자기 닥쳐온 이 모든 행운이 그동안 항상 선두에 서서 상한가를 쳐온 그의 19년 직장생활을 되돌아 보게 하였다.

이제부터 남은 15년의 공직생활은 계속 하한가를 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를 압박하고 있다. 하향곡선을 그리기 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행을 결심했다.

또 하나는 가족찾기다. 부부간 부자간 모자간 그리고 형제간의 끈끈한 애정과 단합. 이거야 말로 가족 모두의 일생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행을 통해서 온몸으로 터득시켜 주고 싶다.

더구나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는 친아들이 아니라 처남이 상처한 이후 키우고 있는 처조카다.

보기에는 가족의 일원으로 100적응했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자기 친동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걱정된다. 다섯식구가 혼신을 다해 똘똘 뭉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이번 배낭여행을 다녀온다면 이아이가 진짜 막내아들이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 대한 기대다.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꼬집기 어렵지만 점점 흑백논리로 중무장되어가는 아이들이 안타깝다. 메이커는 뭐든지 다 좋다는 생각. 1등 아니면 필요없다는 식의 쏟아지는 광고. 이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우리사회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까?

영호남 갈등보다 심한 흑백 논리가 우리 사회에 더 이상 퍼져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좀더 여유롭고 열린 마음으로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길 원한다. 그는 이번 여행에서 선진국보다는 후진국을 더 열심히 보고 돌아올 셈이다. 그런 사람들의 인정과 나름대로의 가치있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열린 21세기 한국을 위해서…

전세돈까지 다 털어가면서 빈털털이로 돌아와서 어떻게 살아갈지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도착한 날부터 걱정하기로 그들 부부는 약속을 했다. 다만 한가지 처음에 출발할 때 가진 재산 없었듯이 다시 단칸방으로 시작할 각오가 되어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반문한다. "어떤 사람이 내게 미련하다고 한마디 했다. 맞다. 나는 미련하다. 미련한 사람은 미련이 없어 떠난다. 미련하지 않은 사람은 미련이 많아서 떠나지 못한다. 당신도 당신의 꿈을 위해서 한번쯤 미련해 보지 않겠는가?"

그의 말이 세상에 찌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곡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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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5/3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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