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56) 경마공원역장 유길섭
경마가 열리는 날 과천 경마공원역은 경마장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평일에는 하루 이용객이 4천명 안팎이지만 경마일에는 4만∼5만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경마공원역 이용 승객의 90% 이상이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그래서일까. 경마공원역에 오면 경마장 분위기가 물씬 난다. 지하역사 곳곳에 경마장 관련 사진이 붙어 있음은 물론이다.
경마공원역에 와보면 승객들은 뭔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아름답고 깨끗하고 친절한 역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벽면마다 걸려있는 멋진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과 기마문화 전시관 등을 만날 수 있다.
승객들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제공하고 경마공원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갖추기까지는 유길섭(48) 경마공원역장의 노력이 컸다.
고객을 위해 정수기까지 설치해 놓을 정도로 그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한편으로는 물한방울의 소중함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고객들을 상대로 물 아껴쓰기 '물사랑' 운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그는 99년 7월초 경마공원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환경개선에 발벗고 나섰다. 경마일에는 직원들이 총동원돼 청소를 했다. 아울러 역무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개선과 애로사항 해결 및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경마공원역은 99년 아름다운 역 가꾸기에서 아름다운 역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경마공원역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유역장이 부임와서 직원들과 함께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하여 3개월만에 오픈했다. 경마장 가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경마공원역 홈페이지(http://members.tripod.lycos.co.kr/horserace)는 철도청 100주년 기념 인터넷 홈페이지 경진대회에서 당당히 3위로 입상하여 실력을 입증받았다.
홈페이지 역시 경마공원역 이미지에 맞게 꾸몄다. 경마상식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교통편을 자세하게 올려놓았다. 경마팬들이 경마공원역 홈페이지를 통해 마사회 관련 질문을 해오면 그가 놓치지 않고 마사회 서비스팀에 연락을 하도록 안내를 해준다.
유길섭 역장은 철도공무원으로 젊은 청춘을 불살랐다. 철도전문대학을 졸업하던 74년 7월 철도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지금까지 28년째 오직 한길을 걸어왔다. 수색역 구내원으로 첫근무. 가장 힘들고 위험하고 어려운 부서였다.
전국 열차의 모든 차고지가 수색역에 집결하기 때문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현장에서 눈비를 맞아가면서 열차 객차순서 정리작업(이판작업)을 1년간 했다.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선로위에서 1년을 보낸 것이다.
그후 서울역 역무원, 청량리 열차사무소 차장을 거쳐 82년 원주 방곡역 부역장으로 부임한다. 83년 다시 청량리 열차사무소 여객전무로 와서 7년간 있다가 91년 구로역 운전계장으로 발령 받는다.
구로역 근무후 원주 동화역장, 안산 공단역장, 서울철도청 영업국 운전사령을 거쳐 99년 7월 4일자로 이곳 경마공원 역장으로 왔다.
30년 가까이 철도인생을 살아오면서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선로를 무단 횡단하던 주민이 열차에 깔려 숨지는 비극도 있었다. 건널목 주변에 살던 주민이 자살하려고 레일에 뛰어들어 발생한 사상사고를 처리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선로변에 취객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뛰어내려 생명을 구한 적도 있다. 철길에서 구내원으로 일할 때 죽을 고비도 많았다. 철도인생으로 28년을 살아오면서 겪은 우여곡절과 애환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있으랴.
마사회의 도움으로 그는 경마공원역에서 기마문화전시관에 이어 말관련 소장품도 상설 전시할 예정이다.
그는 경마공원역을 외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차별화 되고 특색있는 역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지만 예산상의 어려움이 많다.
유길섭 역장은 특히 2001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미소가 아름다운 경마공원 직원, 친절한 직원이 되자는 모토로 직원들의 서비스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친절사례, 불친절사례등 직원들이 대처했던 경험담을 서로 털어놓아 다른 직원들이 배울수 있도록 유도한다.
경마공원역은 마사회와 유대관계가 좋다. 유길섭 역장은 애마사진 전시관을 역내에 만들어 개관한 공로로 마사회장 감사패도 받았다.
유역장은 마사회 임직원들에게 서비스제공 차원에서 다량발매 정액권 1만원짜리를 9500원에 준다. 승차권에는 마사회를 상징하는 '즐거운 경마, 사랑받는 KRA' 로고 문자를 새겨 넣었다.
한가지 더 바란다면 마사회에서 제공하는 사은품이나 경품으로 경마공원역에서 발행하는 지하철 정액권도 포함시켰으면 좋겠단다.
경마가 열리는 날이면 경마공원역 직원들도 덩달아 비상이 걸린다. 경주가 끝나면 경마팬들이 한꺼번에 경마공원역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많이 쓴다.
경마종료 30분전에 모든 시설을 철저히 점검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내방송을 수시로 한다.
화장실 청소하는 역장님. 직접 물걸레를 들고 계단, 대합실, 벽면 청소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한다. 워낙 이용 승객이 많아 금방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화장실은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가능하면 깨끗하게 관리하려고 출근하면 작업복을 갈아입고 화장실부터 달려가 유리와 세면장을 닦는다.
역장을 포함해서 직원은 7명. 일근자 1명을 뺀 나머지 6명이 3명씩 2교대로 근무한다. 인력이 부족해서 역장이 직접 안챙기면 힘들다.
막차가 지나고 나서 점검을 마치면 새벽 1시30분. 그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다. 첫차가 지나는 시간은 05시36분. 그러나 그는 새벽 4시면 일어난다. 직원들이 알아서 잘하지만 그가 항상 먼저 일어나서 확인하고 역내 영업상태를 둘러본다.
가장 애로사항은 경마일에 갑자기 비나 눈이 왔을 때. 경마팬들이 눈비를 피하려고 휴지나 종이를 들고 와서 버리기 때문이다. 그들이 버린 종이 쓰레기를 치우는데 직원들과 공익요원들이 상당히 애를 먹는다.
돈을 날린 경마고객들이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고 시설물을 파괴하고 시비를 거는 사례도 종종 발생해서 경마일 잔류취객을 설득해서 귀가시키는데 애를 많이 먹는다. 돈다 잃고 승차권도 없는 승객에게 자신의 주머니돈을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마공원이 있기에 경마공원역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그는 고객을 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다.
아름다운 경마공원역 지킴이 유길섭 역장.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던진다.
"앞으로도 계속 특색있는 경마공원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각종 애마관련 사진을 전시하고, 고객편의 휴식공간을 만들고, 아름다운 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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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6/18 08: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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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가 열리는 날 과천 경마공원역은 경마장 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평일에는 하루 이용객이 4천명 안팎이지만 경마일에는 4만∼5만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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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공원역에 와보면 승객들은 뭔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아름답고 깨끗하고 친절한 역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벽면마다 걸려있는 멋진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과 기마문화 전시관 등을 만날 수 있다.
승객들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을 제공하고 경마공원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갖추기까지는 유길섭(48) 경마공원역장의 노력이 컸다.
고객을 위해 정수기까지 설치해 놓을 정도로 그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한편으로는 물한방울의 소중함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고객들을 상대로 물 아껴쓰기 '물사랑' 운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그는 99년 7월초 경마공원역장으로 부임하자마자 환경개선에 발벗고 나섰다. 경마일에는 직원들이 총동원돼 청소를 했다. 아울러 역무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개선과 애로사항 해결 및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 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경마공원역은 99년 아름다운 역 가꾸기에서 아름다운 역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경마공원역 홈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유역장이 부임와서 직원들과 함께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하여 3개월만에 오픈했다. 경마장 가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경마공원역 홈페이지(http://members.tripod.lycos.co.kr/horserace)는 철도청 100주년 기념 인터넷 홈페이지 경진대회에서 당당히 3위로 입상하여 실력을 입증받았다.
홈페이지 역시 경마공원역 이미지에 맞게 꾸몄다. 경마상식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교통편을 자세하게 올려놓았다. 경마팬들이 경마공원역 홈페이지를 통해 마사회 관련 질문을 해오면 그가 놓치지 않고 마사회 서비스팀에 연락을 하도록 안내를 해준다.
유길섭 역장은 철도공무원으로 젊은 청춘을 불살랐다. 철도전문대학을 졸업하던 74년 7월 철도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디딘 이후 지금까지 28년째 오직 한길을 걸어왔다. 수색역 구내원으로 첫근무. 가장 힘들고 위험하고 어려운 부서였다.
전국 열차의 모든 차고지가 수색역에 집결하기 때문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현장에서 눈비를 맞아가면서 열차 객차순서 정리작업(이판작업)을 1년간 했다.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선로위에서 1년을 보낸 것이다.
그후 서울역 역무원, 청량리 열차사무소 차장을 거쳐 82년 원주 방곡역 부역장으로 부임한다. 83년 다시 청량리 열차사무소 여객전무로 와서 7년간 있다가 91년 구로역 운전계장으로 발령 받는다.
구로역 근무후 원주 동화역장, 안산 공단역장, 서울철도청 영업국 운전사령을 거쳐 99년 7월 4일자로 이곳 경마공원 역장으로 왔다.
30년 가까이 철도인생을 살아오면서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선로를 무단 횡단하던 주민이 열차에 깔려 숨지는 비극도 있었다. 건널목 주변에 살던 주민이 자살하려고 레일에 뛰어들어 발생한 사상사고를 처리할 때 어려움이 많았다.
선로변에 취객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뛰어내려 생명을 구한 적도 있다. 철길에서 구내원으로 일할 때 죽을 고비도 많았다. 철도인생으로 28년을 살아오면서 겪은 우여곡절과 애환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있으랴.
마사회의 도움으로 그는 경마공원역에서 기마문화전시관에 이어 말관련 소장품도 상설 전시할 예정이다.
그는 경마공원역을 외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차별화 되고 특색있는 역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지만 예산상의 어려움이 많다.
유길섭 역장은 특히 2001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미소가 아름다운 경마공원 직원, 친절한 직원이 되자는 모토로 직원들의 서비스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친절사례, 불친절사례등 직원들이 대처했던 경험담을 서로 털어놓아 다른 직원들이 배울수 있도록 유도한다.
경마공원역은 마사회와 유대관계가 좋다. 유길섭 역장은 애마사진 전시관을 역내에 만들어 개관한 공로로 마사회장 감사패도 받았다.
유역장은 마사회 임직원들에게 서비스제공 차원에서 다량발매 정액권 1만원짜리를 9500원에 준다. 승차권에는 마사회를 상징하는 '즐거운 경마, 사랑받는 KRA' 로고 문자를 새겨 넣었다.
한가지 더 바란다면 마사회에서 제공하는 사은품이나 경품으로 경마공원역에서 발행하는 지하철 정액권도 포함시켰으면 좋겠단다.
경마가 열리는 날이면 경마공원역 직원들도 덩달아 비상이 걸린다. 경주가 끝나면 경마팬들이 한꺼번에 경마공원역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많이 쓴다.
경마종료 30분전에 모든 시설을 철저히 점검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내방송을 수시로 한다.
화장실 청소하는 역장님. 직접 물걸레를 들고 계단, 대합실, 벽면 청소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한다. 워낙 이용 승객이 많아 금방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화장실은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가능하면 깨끗하게 관리하려고 출근하면 작업복을 갈아입고 화장실부터 달려가 유리와 세면장을 닦는다.
역장을 포함해서 직원은 7명. 일근자 1명을 뺀 나머지 6명이 3명씩 2교대로 근무한다. 인력이 부족해서 역장이 직접 안챙기면 힘들다.
막차가 지나고 나서 점검을 마치면 새벽 1시30분. 그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다. 첫차가 지나는 시간은 05시36분. 그러나 그는 새벽 4시면 일어난다. 직원들이 알아서 잘하지만 그가 항상 먼저 일어나서 확인하고 역내 영업상태를 둘러본다.
가장 애로사항은 경마일에 갑자기 비나 눈이 왔을 때. 경마팬들이 눈비를 피하려고 휴지나 종이를 들고 와서 버리기 때문이다. 그들이 버린 종이 쓰레기를 치우는데 직원들과 공익요원들이 상당히 애를 먹는다.
돈을 날린 경마고객들이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고 시설물을 파괴하고 시비를 거는 사례도 종종 발생해서 경마일 잔류취객을 설득해서 귀가시키는데 애를 많이 먹는다. 돈다 잃고 승차권도 없는 승객에게 자신의 주머니돈을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경마공원이 있기에 경마공원역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그는 고객을 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다.
아름다운 경마공원역 지킴이 유길섭 역장.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던진다.
"앞으로도 계속 특색있는 경마공원역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각종 애마관련 사진을 전시하고, 고객편의 휴식공간을 만들고, 아름다운 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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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18 08: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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