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36) 노래하는 택시기사 스와니 림

[클릭이사람] (36) 노래하는 택시기사 스와니 림

행운을 나눠주는 사나이가 행운의 택시를 몰고 장안을 누비고 있다. 노래하는 택시기사 스와니 림(본명 임승완·47). 그의 택시를 타는 손님은 세상에 이런 사람도 다있나 싶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진다. 노래하는 택시기사 스와니림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부르며 손님을 기분좋고 편안하게 모시기 때문이다. 스와니 림의 노래하는 인생이 요즘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살아온 길은 특이하다. 삶의 고비마다 운명이 바뀌는 작은 기적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어릴때부터 천재소리를 들을 만큼 머리가 뛰어났다. 신앙심도 깊었다.

공부얘기를 하면 사연이 길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 전에는 그저 두루뭉실 중간쯤 파묻혀 드러나지 않던 성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교 수석을 하여 자신은 물론 선생님까지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를테면 공부에 운이 트였다고나 할까? 그때부터 줄곧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중학교도 수석입학에 수석졸업. 중학교때 아이큐테스트에서 146을 기록한 것으로 보아 머리는 스스로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운명이 한순간에 바뀌고 말았다. 당시 국내 최고의 명문 K고 지원을 하기로 했다. 1968년이었다. 겨울방학을 하자 마자 곧바로 서울에 올라왔다. 입시준비를 하기 위해서 일찌감치 올라온 것이다.

서울역에 내렸다. 이불보따리 옷보따리 가방 모두 합해서 혼자 주체하기 힘들정도로 짐이 많았다. 말로만 듣던 서울. 눈뜨고 있어도 코베어가는 사람이 많으니 조심조심 또 조심하라는 부모님의 당부를 머리속에 꼭꼭 담아두었다. 부모님이 요긴하게 쓰라고 챙겨주신 돈은 모두 이불보따리 속에 꽁꽁 숨겨두었다.

그런데 그만… 누나가 사는 방향으로 가는 버스표를 사려고 하다가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짐이 많아 엉거주춤하는 촌뜨기 소년을 네다바이들이 그냥 놔둘리 없었다.

한남자가 소년 승완에게 접근했다. 자신이 짐을 안전하게 봐줄테니 어서 가서 마음놓고 버스표를 끊어오라는 친절을 베푼다. 승완은 고마웠다.

서울바닥에 저렇게 마음씨 좋은 분이 다 있나 싶어 연신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그러나 버스표를 끊고 와보니 사람도 짐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때서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몸에 지니면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있는 돈을 모두 이불보따리 깊은 곳에 꽁꽁 숨겨놓았는데… 5만원을 몽땅 네다바이 당했다. 당시로서는 큰 돈이었다.

그는 오도가도 못하고 미아신세가 되었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누나가 집에 데리고 갔다. 서울이 무섭기는 무섭다고 생각했다.

경기고 필기시험을 보았다. 그날밤 폭설이 내렸다. 차가 밀려 이튿날 체력시험에 지각을 했다. 닫힌 교문을 열어달라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결국은 시험을 포기했다. 그것으로 학교생활은 끝이 났다. 영영 고등학교시절은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공부를 뛰어나게 잘한 탓에 명문고등학교를 지원했다가 엉뚱하게 운명이 꼬여버리고 말았다. 그후로 서울에 계속 남아있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까지 가산을 탕진하는 바람에 온가족이 서울로 올라왔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았다. 한동안 방황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남산에 올랐다. 남산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보았다. 시내를 내려다 보며 자신의 일을 찾겠다고 결심을 했다.

1969년. 신문배달을 시작했다. 광화문에 있는 조간신문 보급소. 기왕이면 신문배달을 하더라도 가장 힘있고 가장 빽있는 중앙청이나 청와대 가까운 곳에서 하겠다고 생각했다.

신문배달 시작한지 3개월만에 보급소 안에서 가장 많은 실적을 올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삶의 고난속에 휘말리며 살았다. 적극적 성격이었지만 치열한 현실에서 부딪치면서 좌충우돌 했다. 많이 배우고 잘나가는 사람도 힘든 세상인데 촌티가 덕지덕지 묻어나는 소년이야 오죽 많이 부딪치고 힘들게 지냈을까…

그러다 21살 때 다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다. 운명이 바뀐다. 음악적인 초능력을 받기 시작한다. 입으로 노래를 부르면 100개 언어로 방언 찬양 되는 초자연적 능력을 발휘한다.

다시 꿈을 갖게 되었다. 뭔가는 몰라도 언젠가는 세계를 호령할 만한 큰일을 해낼수 있다는 꿈이 용솟음 쳤다. 신학공부를 하였다.

1974년 입대. 군종사병이었다. 제대후 어느날 또한번 그에게 기적이 일어난다. 1978년 첫눈오던날. 종로거리를 걷다가 눈을 맞으면서 기분이 좋아 저절로 노래가 나왔다. 옛날에는 노래를 부르고 그걸로 끝났는데 그날은 아니었다. 자신이 부른 노래를 악보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보를 그려본 적이 없는 그는 녹음을 하려고 녹음기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결국은 포기를 했다. 목적지를 향해서 버스를 탔다. 버스안에서 무작정 메모지와 볼펜을 꺼내 악보를 그리기 시작했다. 생전 그려본적이 없는 악보를 그리다니…

엉터리 악보였다. 대충 오선지를 그려놓고 올라가고 내려가는 느낌만 점으로 찍어놓았다. 그런데 또 기적이 일어났다. 집에 가서 자신이 그린 악보를 맞춰보았다. 악보는 맞지 않는데 점을 보니까 그대로 따라 부를수가 있었다.

신기했다. 나중에 피아노로 쳐보고 불러가면서 그때 그느낌 그대로 완성하였다. 그노래가 바로 '할렐루야 아멘' . 그때부터 악보를 그릴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작곡한다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곡이 괜찮으면 그냥 그리고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1979년. 결혼. 결혼하면서 풍파가 잇따랐다. 삶의 역경속에 휘말려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1986년 어느날 누나를 따라서 기도를 하러 가게 되었다. 거기서 다시 한번 영적 충만의 체험을 하면서 작사 작곡에서 악보까지 그리는 능력이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하루에도 5∼6개씩 그리기 시작했다. 86년 10월부터 87년 상반기까지 70∼80곡 정도를 만들었다. 지금은 자연스럽게 영감이 떠오르면 언제라도 작곡을 한다. 만들려고 마음만 먹으면 한시간이면 한곡을 만든다.

1988년 3월경. 누군가로부터 심한 모욕을 받았다. 참담한 기분을 삭일수가 없었다. 그런데 입에서 저절로 노래가 나왔다.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는데 입에선 기쁨의 노래가 나왔다.

'내마음 기쁠때나 내마음 슬플때나 내마음 괴로울때에 나의 마음 달래주는 친구가 나는 있어요. 기쁠때는 흥겨웁게 노래하며 즐거워하고 괴로울땐 노래하며 모든 역경 극복한다오. 아∼노래하는 노래속의 내인생 낭만속에 풍요로운 노래하는 내인생'

그때부터 노래하는 인생이 되었다. 거의 절망적 상황속에서 작곡한 노래로 힘들고 어려울때마다 이노래를 부르면서 역경을 헤쳐나갈수 있는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는다.

88년 이후로는 노래하는 인생이 그의 모토가 되었고 주제가 되었다. 앞으로도 노래하는 인생운동이 그가 하는 모든 일의 주축이 될 것이다.

노래하는 인생이란 노래라기 보다 하나의 삶의 철학이자 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단순히 노래하며 즐겁게 살자는 게 아니라 노래가 절로 나올정도로 즐거움 넘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박수갈채를 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정도로 멋진 삶을 살자는 뜻이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감동적이고 모범적이고 멋진 삶을 살고 싶다.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도 멋진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바로 그가 펼치는 노래하는 인생 운동이다.

노래하는 택시를 몰고 다니는 노래하는 인생 스와니 림. 그는 현재 노래하는 택시기사를 모집중이다. 자기음반을 낼 정도의 실력이 있는 가수가 운행하는 택시를 더욱 늘리고 싶기 때문이다. 노래하는 택시를 전국 아니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킬 꿈을 가지고 있다.

가수 택시기사가 운전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운동. 그가 하고 있다. 그는 노래하는 택시기사들이 노래하는 택시문화의 첫단추를 이미 낀셈이다.

그는 우선 최고급차를 구입할 생각이다. 최고급 오디오시스템을 갖춘 `달리는 꿈의 궁전' 노래하는 택시를 빠르면 연내에 가동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 더욱 바빠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 우리민족의 첫 번째 염원이자 이슈라 할수 있는 민족평화통일운동의 일환인 새천년평화탑건립운동의 주제가로 그의 노래가 채택되었다. 채택된 노래의 제목은 '평화의 이름으로 통일의 이름으로'

그는 또한 노래하는 인생을 비롯한 자신의 노래를 전세계 100개국 언어로 번역해서 보급하고 알릴 계획이다. 번역한 노래를 본토발음으로 노래할수 있는 교포가수를 찾아내 음반으로 취입할 셈이다. 서로 협조해서 음악활동을 할수 있는 그런 가수를 찾기도 하고 키우기도 하고 있다.

샘플로 5곡정도는 현재 일본어 중국어로 번역이 되어있다. 홍콩에서 중국어로 노래부를수 있는 연변 가무단 출신 여가수가 지금 한국에 와있다. 중국어판 노래하는 인생 음반을 취입해서 중국에 보급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평화의 이름으로 통일의 이름으로' 와 '민족이여 일어나라' 등 두곡을 앞 뒤 타이틀곡으로 해서 테이프와 CD음반을 낸다. 국내 최고의 음반회사인 오아시스 레코드사에서 제작하기로 하고 이미 합의를 했다.

27년동안 방언으로 입을 통해서 부른 노래는 10만곡 이상. 그중 300여곡이 악보로 남아있다. 110여곡 정도의 노래가 담긴 21개의 테이프도 제작되었다.

히트된 노래는 한곡도 없다. 단순히 노래를 알리고 싶어서 만들었을 뿐이다. 이번에 오아시스 레코드사에서 제작하는 음반이 제대로 된 첫 번째 음반이다.

그는 이번에 제작되는 음반이 대히트를 날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남북한을 포함한 우리민족출신 가수들로 구성하여 한민족 대화합 노래잔치를 벌이고 싶다. 그리하여 남북한 중국등 전세계 순회공연을 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노래를 통해서 민족 차원의 화합운동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그의 꿈이 실현되면 조국의 통일도 그만큼 앞당겨지지 않을까 싶다.

* 이 기사는 인물뉴스닷컴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인물뉴스닷컴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인물뉴스닷컴에 있습니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2000/05/24 20:08

☞ 인물뉴스닷컴 홈으로 바로가기    ☞ 클릭이사람 명단 1~345번 ☜ 
 

* 인터뷰 전문기자 김명수의 클릭이사람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 좋은 분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 인물뉴스 운영자 김명수 / 이메일 people36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