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34) 자당의 강윤식조교사
국산마 최고의 스프린터로 우뚝선 자당의 강윤식 조교사. 올해 환갑을 맞는 그는 요즈음 어느때 보다도 가장 많은 팬들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스릴 넘치는 명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자당과 새강자의 맞대결이 자당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자당과 새강자의 맞대결이 펼쳐진 지난 1월 20일 토요 10경주 1,800M 레이스에서 자당은 특유의 빠른 스타트로 초반부터 단독선두에 나서 여유있게 우승했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새강자는 뒷다리 고름주머니 제거수술을 받은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꼴찌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로써 자당은 국산마 최고의 스프린터로 우뚝 섰다. 자당을 보유한 강윤식 조교사를 만나서 수십년을 말과 함께 살아온 그의 인생역정을 들어보았다.
“자당은 98년 8월에 제주도 육성목장에서 경매로 산 말인데 처음 보는 순간 마음에 들었어요. 덩치는 작지만 당차고 느낌이 좋았습니다. 당시 1천3백50만원 쓴 것으로 기억하는데 경쟁자 없이 말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말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다니 그때 제 판단이 적중한 셈이군요”
자당이라는 말의 이름은 소속조 관리사가 지었다. 통산 17전 14승. 초반 2착 3회를 빼면 퍼펙트 승률이다. 복승률은 100%를 자랑한다.
“처음에는 경주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뛰다 보니까 2착을 3번 했어요. 안그러면 전승으로 갈 말인데…”
강조교사가 보는 자당의 능력 평가는 어떤가 들어보자. “영리할 뿐만 아니라 경주마로는 손색없는 말입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앞으로만 치고 나가려는 성질을 길러놔서 다소 걱정이 됩니다. 발주기만 튀어나오면 무조건 선행만 가려는 습성 때문에 각질이 나빠졌습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새강자와의 맞대결은 어쩔수 없었다고 한다. 강조교사의 말에 의하면 1월 경마계획표를 보면 두달이나 놀린 자당이 마땅히 뛸 자리가 없었다.
“두달이나 놀렸기 때문에 더 이상 놀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핸디캡을 쓰면 부담중량이 더욱 늘어나 그럴수도 없었습니다. 자당은 하체가 약한 말이라 부담중량이 60Kg이 되면 크게 무리가 가지요. 그래서 새강자와 같이 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자당과 새강자의 맞대결에서 경마팬들을 흥분시킬 만큼 아슬아슬하고 스릴 넘치는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그러나 그는 새강자와의 대결에서 이겼어도 기분이 그리 좋지많은 않다.
초반 선행에 나선 자당은 뒤에서 쫓아오는 새강자를 의식해 무리한 경주를 펼쳤다. 그 결과 마지막은 너무 벅찼다. 새강자를 크게 제치고 선두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예전에 보여주었던 막판 파워는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강조교사의 경마장과의 인연은 뚝섬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나이 16살 때 고향인 청양을 떠나 뚝섬 경마장에 첫발을 들여 놓았다. 그때가 57년. 너나 할 것 없이 먹고 살기 힘들어서 밥만 먹여 준다면 아무일이나 안가리고 하던 그시절에 친구를 따라서 강남가듯 경마장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조교사 밑에서 말타는 것부터 배웠다. 군대가기 전까지 기수로 뛰었다. 큰말도 타보고 조랑말도 탔다. 군대 갔다 와서도 1년동안 기수면허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몸이 불어나 더 이상은 말을 탈수가 없었다.
승마훈련원에도 있었다. 육군사관학교 군마대 문관으로 가 있다가 다시 경마장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관리사 노릇을 하다가 조교사가 되었다. 82년 6월1일 처음으로 말을 받았다. 조교사로서의 그의 인생이 이때부터 시작된다.
말과 함께 40년을 넘게 살아왔다. 승마훈련원을 거쳐 기수로 관리사로 조교사로 지내오면서 그동안 겪은 애환을 어찌 다 말로 할수 있으랴. 뚝섬시절에는 외부인들이 침입해서 경주마에 몰래 약물을 주입하는 사건도 터졌다.
“뚝섬시절 외부인들이 지붕을 뚫고 몰래 들어와서 경주마에 약물을 주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밤에 직접 보초를 섰어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홍수가 나면 마방에 물이 들어와서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 큰비만 오면 마방 입구를 막고 물을 퍼내던 시절이 있었다.
통산 381승. 그가 속한 29조 마방에는 30마리의 마필이 있다. 자당하나 빼고는 잘 뛰어주는 말이 없어 걱정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소 속마들이 잘 뛰어주기를 그는 바랄 뿐이다. 그래서 더욱 거는 기대가 크다.
수십년을 말과 함께 살아왔기에 말에 대해 아는 것도 그만큼 많으리라. 그러나 그는 아직도 아는 것이 없다고 자신을 낮춘다.
“아무리 오래 있어도 눈으로만 봐가지고는 말의 성질이나 습성을 잘 몰라요. 말을 직접 다뤄보지 않고 쳐다만 봐가지고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말로 ‘징검다리’를 꼽는다. 그말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단다.
“자당에 버금가는 말이었는데 경주마로 별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건염 때문에 승용마로 나가 버렸습니다”
경마장에서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는 동안 말과 함께 살다보니 젊은 시절 다보내고 어느새 환갑나이가 되었다며 껄껄 웃는다. 바쁘게 살다 보니까 뛰는 말만큼이나 세월도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단다.
그는 “정년퇴직 하고 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주가 되어 남은 인생도 말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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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1/26 10:36:34
국산마 최고의 스프린터로 우뚝선 자당의 강윤식 조교사. 올해 환갑을 맞는 그는 요즈음 어느때 보다도 가장 많은 팬들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스릴 넘치는 명승부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자당과 새강자의 맞대결이 자당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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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자당은 국산마 최고의 스프린터로 우뚝 섰다. 자당을 보유한 강윤식 조교사를 만나서 수십년을 말과 함께 살아온 그의 인생역정을 들어보았다.
“자당은 98년 8월에 제주도 육성목장에서 경매로 산 말인데 처음 보는 순간 마음에 들었어요. 덩치는 작지만 당차고 느낌이 좋았습니다. 당시 1천3백50만원 쓴 것으로 기억하는데 경쟁자 없이 말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말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다니 그때 제 판단이 적중한 셈이군요”
자당이라는 말의 이름은 소속조 관리사가 지었다. 통산 17전 14승. 초반 2착 3회를 빼면 퍼펙트 승률이다. 복승률은 100%를 자랑한다.
“처음에는 경주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뛰다 보니까 2착을 3번 했어요. 안그러면 전승으로 갈 말인데…”
강조교사가 보는 자당의 능력 평가는 어떤가 들어보자. “영리할 뿐만 아니라 경주마로는 손색없는 말입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앞으로만 치고 나가려는 성질을 길러놔서 다소 걱정이 됩니다. 발주기만 튀어나오면 무조건 선행만 가려는 습성 때문에 각질이 나빠졌습니다”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새강자와의 맞대결은 어쩔수 없었다고 한다. 강조교사의 말에 의하면 1월 경마계획표를 보면 두달이나 놀린 자당이 마땅히 뛸 자리가 없었다.
“두달이나 놀렸기 때문에 더 이상 놀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핸디캡을 쓰면 부담중량이 더욱 늘어나 그럴수도 없었습니다. 자당은 하체가 약한 말이라 부담중량이 60Kg이 되면 크게 무리가 가지요. 그래서 새강자와 같이 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자당과 새강자의 맞대결에서 경마팬들을 흥분시킬 만큼 아슬아슬하고 스릴 넘치는 명승부를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그러나 그는 새강자와의 대결에서 이겼어도 기분이 그리 좋지많은 않다.
초반 선행에 나선 자당은 뒤에서 쫓아오는 새강자를 의식해 무리한 경주를 펼쳤다. 그 결과 마지막은 너무 벅찼다. 새강자를 크게 제치고 선두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예전에 보여주었던 막판 파워는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었다.
강조교사의 경마장과의 인연은 뚝섬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나이 16살 때 고향인 청양을 떠나 뚝섬 경마장에 첫발을 들여 놓았다. 그때가 57년. 너나 할 것 없이 먹고 살기 힘들어서 밥만 먹여 준다면 아무일이나 안가리고 하던 그시절에 친구를 따라서 강남가듯 경마장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조교사 밑에서 말타는 것부터 배웠다. 군대가기 전까지 기수로 뛰었다. 큰말도 타보고 조랑말도 탔다. 군대 갔다 와서도 1년동안 기수면허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몸이 불어나 더 이상은 말을 탈수가 없었다.
승마훈련원에도 있었다. 육군사관학교 군마대 문관으로 가 있다가 다시 경마장에 들어왔다. 그때부터 관리사 노릇을 하다가 조교사가 되었다. 82년 6월1일 처음으로 말을 받았다. 조교사로서의 그의 인생이 이때부터 시작된다.
말과 함께 40년을 넘게 살아왔다. 승마훈련원을 거쳐 기수로 관리사로 조교사로 지내오면서 그동안 겪은 애환을 어찌 다 말로 할수 있으랴. 뚝섬시절에는 외부인들이 침입해서 경주마에 몰래 약물을 주입하는 사건도 터졌다.
“뚝섬시절 외부인들이 지붕을 뚫고 몰래 들어와서 경주마에 약물을 주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밤에 직접 보초를 섰어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홍수가 나면 마방에 물이 들어와서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 큰비만 오면 마방 입구를 막고 물을 퍼내던 시절이 있었다.
통산 381승. 그가 속한 29조 마방에는 30마리의 마필이 있다. 자당하나 빼고는 잘 뛰어주는 말이 없어 걱정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소 속마들이 잘 뛰어주기를 그는 바랄 뿐이다. 그래서 더욱 거는 기대가 크다.
수십년을 말과 함께 살아왔기에 말에 대해 아는 것도 그만큼 많으리라. 그러나 그는 아직도 아는 것이 없다고 자신을 낮춘다.
“아무리 오래 있어도 눈으로만 봐가지고는 말의 성질이나 습성을 잘 몰라요. 말을 직접 다뤄보지 않고 쳐다만 봐가지고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말로 ‘징검다리’를 꼽는다. 그말만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단다.
“자당에 버금가는 말이었는데 경주마로 별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건염 때문에 승용마로 나가 버렸습니다”
경마장에서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는 동안 말과 함께 살다보니 젊은 시절 다보내고 어느새 환갑나이가 되었다며 껄껄 웃는다. 바쁘게 살다 보니까 뛰는 말만큼이나 세월도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단다.
그는 “정년퇴직 하고 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주가 되어 남은 인생도 말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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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1/26 10: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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