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33) 경마만화가 배금택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담배를 끊는 사람과는 절대로 사귀지 말라고요. 이세상에서 담배를 끊는 사람이 가장 독한 인간이라면서요. 그런데 아버지가 담배를 끊었어요. 그토록 많이 피우던 담배를… 그러나 저는 담배를 못 끊겠더라구요”
만화가 배금택(52). 그 유명한 영심이?변금련뎐?종마부인의 작가로 그가 그리는 만화마다 빅히트를 날린 주인공이다.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의외로 담배이야기였다. 그는 하루에 보통 4～5갑을 피우는 헤비스모커. 담배를 입에 달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많이 피운다. 만화를 그리려면 고민을 많이 하기 때문일까?
기자실에 들어서자 마자 딱딱한 인터뷰는 질색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신의 차로 모실테니 오리탕집에서 술이나 한잔 하자면서…
과연 보통 사람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그를 따라가 차에 올라탔다. 차안에는 그의 부인이 앉아있다. 부부가 함께 경마장에 온 것이다. 그는 운전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계속한다. 처음 만났는데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식당에 들어가 푸짐한 오리고기 안주를 곁들여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이나 마십시다. 자, 어디 한번 실컷 마셔 봅시다”
그때부터 술판이 벌어졌다. 아무래도 인터뷰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그의 말대로 딱딱한 인터뷰대신 어디 한번 허리띠 풀러놓고 술이나 실컷 마셔보기로…
그는 국내최초로 일간신문에 경마만화를 연재한 작가다. 93년부터 스포츠서울에 종마부인을 연재했다. 그가 그린 종마부인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경마만화의 효시가 되었다. 경마만화를 통해서 경마를 대중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마사회로부터 두번이나 감사패를 받았다.
어려서부터 공부보다는 만화 그리기를 더 좋아했다. 만화에 미친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미스 도돔바’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만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대학을 다니면서 잠시 작가의 문하에 들어가 그림을 그려보기도 한다. 그후 영심이 시리즈로 인기작가 대열에 올랐다. 종로 고금소총?변금련뎐?종마부인 등을 특유의 해학으로 묘사하여 성인 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스포츠 신문에 13년동안 만화를 연재했어요. 무리를 하다 보니 당뇨까지 올정도로 몸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이제는 좀 쉬고 싶어요. 2월쯤에 조용한 암자에 들어가려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경마예상 전문지에도 꾸준히 경마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그가 경마만화를 기고하는 예상지마다 경쟁 예상지들을 제치고 판매부수 랭킹 선두권에 오를 정도로 그의 만화는 경마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가 너무 높은 만큼 무리를 한탓일까? 그는 좀 지쳐 있는 듯 했다. 빡빡 깎은 머리에 알이 유난히 굵은 사각안경을 끼고 있다. 모자를 꾹꾹 눌러쓴 남자. 그러나 눈만은 유난히 반짝 거린다.
“경마는 나라가 인정해준 도박이면서 모험 아닙니까? 인간의 모험과 도박을 나라에서 허락해서 국민호주머니 빼가는 것이지요. 내가 아슬아슬한 만화를 그리는 것도 모험입니다. 남들이 안해본 쪽으로 그려본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로써는 커도 아주 큰 모험입니다”
술이 몇잔 돌아가고 취기가 오른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거침없이 말을 토해낸다. 재미있고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합니다. 정복한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한때 빠찡꼬에도 뛰어들었어요. 빠찡꼬 업소에서 오죽하면 저를 받지 않았을까요. 제가 가면 돈을 따기만 했으니까요”
그는 경마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직접 경마를 한다. 경마정보 현장중계 전화서비스도 하고 있다. 경마를 좋아하다 보니 예상전문가도 겸하게 된 것이다. 경마예상은 7년째 해오고 있지만 본격적인 예상은 2년밖에 안됐단다.
천하의 귀신도 돈을 날린다는 경마에서 4년동안 흑자를 봤다. 그러나 작년에는 밑바닥 흑자를 냈다니 따기는 땄지만 별 재미를 못봤다는 말로 들린다.
국내 처음으로 마계부를 만들은 장본인이다. 그가 만든 마계부 과녁수첩은 가계부?차계부에 비유할수 있는 경마 대차대조표다.
그는 일요일에 경마장을 찾는다. 와서 직접 베팅도 하고 현장중계 전화서비스도 한다. 출주 15분전에 현장에 나와 전화중계를 한다.
“베팅하는 게임에는 저도 돈이 들어갑니다. 팬들과 함께 가는 거지요. 팬들이 돈을 따면 저도 따고 잃으면 저도 잃는 거지요. 고배당을 뽑아내는 말은 배금택이 잘맞춥니다. 아니 제 마누라가 잘 맞춥니다. 580배까지 적중한 적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말을 많이 타는 기수들이 많이 바뀌어서 예상이 쉽지가 않았단다. 당연히 적중률도 많이 빗나갔다.
“경마예상 전문가는 종합예술을 하는 겁니다. 기수 조교사 마주 등 모든 것을 종합해서 한게임에서 맞추는 것은 예술이지요. 그러니 예술이 어려운 것 아닙니까? 적중시키기가 어려우니 말입니다”
경마예상 전문가를 경마예술가라고 표현하는 그의 말에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싫면 싫고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똑부러지는 성격같다.
“베팅해서 말한마리를 잡기 위해서는 1년을 봅니다. 1년에 너댓번 제돈이 들어갑니다. 베팅하는 게임에서 제가 이겨주기 때문에 저를 믿는 팬들이 저를 따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게임 베팅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경마예술가가 1년에 한게임을 창조하면 그것은 멋진 예술이니다”
그는 베팅을 할 때 강중약으로 한다. 같이 베팅을 하면서 전화 서비스를 한다. “이번에는 강베팅으로 하겠습니다. 저도 직접 하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팬들과 같이 간다. 그는 부부동반으로 경마장을 찾는다. 부인과 같이 와서 마권을 산다. 자신이 산 마권을 7년째 버리지 않고 모아놓고 있다.
“저는 어떤 게임에 들어갈때는 정복하러 들어갑니다. 그냥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정복자가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종마부인 쓸때에 빠찡꼬도 정복했으니 이제는 경마를 정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또다른 게임이 하나 준비돼 있습니다. 그건 아직 비밀입니다”
마카오? 아니면 어디! 말해주지 않으니 그것이 뭘까 더욱 궁금해진다. 다른 도박에 비해서 이길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그래도 경마라고 그는 주장한다.
“말을 가지고 사람이 기계 다루듯 장난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말은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이기 때문에 함부로 못하지요”
그는 13년 동안 계속해온 스포츠신문 연재를 그만 두었다. 지금은 경마예상 전문지 명승부와 마사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굽소리에 만화기고를 하고 있다.
경마인들이 20년을 노력해도 못한 것을 배금택이 경마만화 신문 연재를 통해서 일거에 이룩해 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그는 경마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제 신문 연재를 마쳤으니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이틈에 그는 서울을 떠날 생각을 했다. 교통 좋은 암자로 들어가 조용히 쉬면서 나빠진 건강도 추스리고 새로운 작업구상도 하면서 재충전을 할 생각이다.
시간이 꽤 지나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이 많이 취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그의 부인이 핸들을 잡았다. 방향이 비슷해서 기자도 함께 탔다. 집을 나설때는 남편이 차를 몰고, 돌아갈 때는 부인이 차를 몬다. 부인의 운전솜씨가 능숙하다.
술자리에서 시작해서 술자리로 끝난 그와의 첫 만남은 어느 인터뷰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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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1/26 10:38:10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담배를 끊는 사람과는 절대로 사귀지 말라고요. 이세상에서 담배를 끊는 사람이 가장 독한 인간이라면서요. 그런데 아버지가 담배를 끊었어요. 그토록 많이 피우던 담배를… 그러나 저는 담배를 못 끊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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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에 들어서자 마자 딱딱한 인터뷰는 질색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신의 차로 모실테니 오리탕집에서 술이나 한잔 하자면서…
과연 보통 사람과는 달라도 한참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그를 따라가 차에 올라탔다. 차안에는 그의 부인이 앉아있다. 부부가 함께 경마장에 온 것이다. 그는 운전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계속한다. 처음 만났는데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식당에 들어가 푸짐한 오리고기 안주를 곁들여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이나 마십시다. 자, 어디 한번 실컷 마셔 봅시다”
그때부터 술판이 벌어졌다. 아무래도 인터뷰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그의 말대로 딱딱한 인터뷰대신 어디 한번 허리띠 풀러놓고 술이나 실컷 마셔보기로…
그는 국내최초로 일간신문에 경마만화를 연재한 작가다. 93년부터 스포츠서울에 종마부인을 연재했다. 그가 그린 종마부인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경마만화의 효시가 되었다. 경마만화를 통해서 경마를 대중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마사회로부터 두번이나 감사패를 받았다.
어려서부터 공부보다는 만화 그리기를 더 좋아했다. 만화에 미친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미스 도돔바’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만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대학을 다니면서 잠시 작가의 문하에 들어가 그림을 그려보기도 한다. 그후 영심이 시리즈로 인기작가 대열에 올랐다. 종로 고금소총?변금련뎐?종마부인 등을 특유의 해학으로 묘사하여 성인 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스포츠 신문에 13년동안 만화를 연재했어요. 무리를 하다 보니 당뇨까지 올정도로 몸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이제는 좀 쉬고 싶어요. 2월쯤에 조용한 암자에 들어가려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경마예상 전문지에도 꾸준히 경마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그가 경마만화를 기고하는 예상지마다 경쟁 예상지들을 제치고 판매부수 랭킹 선두권에 오를 정도로 그의 만화는 경마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가 너무 높은 만큼 무리를 한탓일까? 그는 좀 지쳐 있는 듯 했다. 빡빡 깎은 머리에 알이 유난히 굵은 사각안경을 끼고 있다. 모자를 꾹꾹 눌러쓴 남자. 그러나 눈만은 유난히 반짝 거린다.
“경마는 나라가 인정해준 도박이면서 모험 아닙니까? 인간의 모험과 도박을 나라에서 허락해서 국민호주머니 빼가는 것이지요. 내가 아슬아슬한 만화를 그리는 것도 모험입니다. 남들이 안해본 쪽으로 그려본다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로써는 커도 아주 큰 모험입니다”
술이 몇잔 돌아가고 취기가 오른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거침없이 말을 토해낸다. 재미있고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뭐든지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합니다. 정복한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한때 빠찡꼬에도 뛰어들었어요. 빠찡꼬 업소에서 오죽하면 저를 받지 않았을까요. 제가 가면 돈을 따기만 했으니까요”
그는 경마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직접 경마를 한다. 경마정보 현장중계 전화서비스도 하고 있다. 경마를 좋아하다 보니 예상전문가도 겸하게 된 것이다. 경마예상은 7년째 해오고 있지만 본격적인 예상은 2년밖에 안됐단다.
천하의 귀신도 돈을 날린다는 경마에서 4년동안 흑자를 봤다. 그러나 작년에는 밑바닥 흑자를 냈다니 따기는 땄지만 별 재미를 못봤다는 말로 들린다.
국내 처음으로 마계부를 만들은 장본인이다. 그가 만든 마계부 과녁수첩은 가계부?차계부에 비유할수 있는 경마 대차대조표다.
그는 일요일에 경마장을 찾는다. 와서 직접 베팅도 하고 현장중계 전화서비스도 한다. 출주 15분전에 현장에 나와 전화중계를 한다.
“베팅하는 게임에는 저도 돈이 들어갑니다. 팬들과 함께 가는 거지요. 팬들이 돈을 따면 저도 따고 잃으면 저도 잃는 거지요. 고배당을 뽑아내는 말은 배금택이 잘맞춥니다. 아니 제 마누라가 잘 맞춥니다. 580배까지 적중한 적이 있으니까요”
오늘은 말을 많이 타는 기수들이 많이 바뀌어서 예상이 쉽지가 않았단다. 당연히 적중률도 많이 빗나갔다.
“경마예상 전문가는 종합예술을 하는 겁니다. 기수 조교사 마주 등 모든 것을 종합해서 한게임에서 맞추는 것은 예술이지요. 그러니 예술이 어려운 것 아닙니까? 적중시키기가 어려우니 말입니다”
경마예상 전문가를 경마예술가라고 표현하는 그의 말에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싫면 싫고 좋으면 좋다고 말하는 똑부러지는 성격같다.
“베팅해서 말한마리를 잡기 위해서는 1년을 봅니다. 1년에 너댓번 제돈이 들어갑니다. 베팅하는 게임에서 제가 이겨주기 때문에 저를 믿는 팬들이 저를 따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게임 베팅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경마예술가가 1년에 한게임을 창조하면 그것은 멋진 예술이니다”
그는 베팅을 할 때 강중약으로 한다. 같이 베팅을 하면서 전화 서비스를 한다. “이번에는 강베팅으로 하겠습니다. 저도 직접 하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팬들과 같이 간다. 그는 부부동반으로 경마장을 찾는다. 부인과 같이 와서 마권을 산다. 자신이 산 마권을 7년째 버리지 않고 모아놓고 있다.
“저는 어떤 게임에 들어갈때는 정복하러 들어갑니다. 그냥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정복자가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종마부인 쓸때에 빠찡꼬도 정복했으니 이제는 경마를 정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또다른 게임이 하나 준비돼 있습니다. 그건 아직 비밀입니다”
마카오? 아니면 어디! 말해주지 않으니 그것이 뭘까 더욱 궁금해진다. 다른 도박에 비해서 이길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그래도 경마라고 그는 주장한다.
“말을 가지고 사람이 기계 다루듯 장난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말은 기계가 아니라 생명체이기 때문에 함부로 못하지요”
그는 13년 동안 계속해온 스포츠신문 연재를 그만 두었다. 지금은 경마예상 전문지 명승부와 마사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굽소리에 만화기고를 하고 있다.
경마인들이 20년을 노력해도 못한 것을 배금택이 경마만화 신문 연재를 통해서 일거에 이룩해 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그는 경마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이제 신문 연재를 마쳤으니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이틈에 그는 서울을 떠날 생각을 했다. 교통 좋은 암자로 들어가 조용히 쉬면서 나빠진 건강도 추스리고 새로운 작업구상도 하면서 재충전을 할 생각이다.
시간이 꽤 지나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이 많이 취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그의 부인이 핸들을 잡았다. 방향이 비슷해서 기자도 함께 탔다. 집을 나설때는 남편이 차를 몰고, 돌아갈 때는 부인이 차를 몬다. 부인의 운전솜씨가 능숙하다.
술자리에서 시작해서 술자리로 끝난 그와의 첫 만남은 어느 인터뷰보다도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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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1/01/26 1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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