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김진우 박사

“원자력은 에너지 위기시대의  효자노릇 톡톡히 할 것”
 
천연가스나 원유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에 비하면 원자력만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훨씬 적다. 김진우 박사는 서울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업경제학을 공부하고 어떤 연유로 원자력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앞뒤 재볼 것도 없이 대뜸 궁금증부터 풀기로 했다.
 
“원자력에 대해 인식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초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발전량의 40% 이상을 원자력이 공급하게 되면서 주요 발전원으로 부각되기 시작할 때였어요. 세계 에너지 시장은 부족함이 없는데다가 저유가 상황이었고, 세계적으로 반핵 분위기가 확산되던 때였습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약했던 시기였는데 당시에 저는 연구원에서 전력연구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전력산업 개편, 가격정책 등에 관심이 많았어요. 원자력 정책 연구는 누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했습니다. 그래봤자 저 혼자 관련 자료를 모으는 정도에 불과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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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추가 건설 제안, 국가 에너지정책으로 채택되는 영광 얻어”

“그러다가 실제 원자력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부터입니다. 세계 에너지 시장이 점차 어려워진데다, 1990년대 원자력 발전 정책이 표류하면서 그 영향이 10년 뒤에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원자력 발전 건설이 점차 줄어들고 2005년 울진 6호기가 완공된 이후 지금까지 2010년에 가서야 다음 원자력 발전이 완공될 예정입니다. 그러다보니 원가가 저렴한 원자력의 비중이 줄어들고, 대신 값이 비싼 천연가스 발전이 크게 늘어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원자력 발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나라가 아주 많아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세계 에너지 시장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원자력 발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나라도 점차 늘고 있다. 원자력문화재단이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국민 세 명 중 두 명은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재보다 더 늘리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우 박사는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가 2030년까지 열 세 기의 원자력 발전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드디어 그런 내용이 국가 에너지 정책으로 채택되어 공표되기에 이르렀다. 오랜 숙원이 이루어진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을 신뢰해 준 정부가 고마웠고, 만의 하나라도 잘못이 없는지 계속 짚어보게 만들어준 시민단체에게도 고마웠습니다. 오랜 기간 밤 늦도록 일하고 소신있게 뜻을 굽히지 않은 저희 연구팀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결국 바른 일을 소신있게 하는 것은 그만큼의 결실을 얻는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은 셈이죠.”
 
 

“국가 장래 위해서 원자력 에너지 정책 강화해야...”

김진우 박사와 연구팀이 꾸준히 주장해온 것은 “원자력은 공급 안정성도 높고 경제적이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거의 없으며, 원자력 발전 르네상스 도래와 함께 세계 원전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는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반대도 있지만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원자력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는 쪽은 원자력 발전 해체 비용과 폐기물 처리 비용이 너무 과소평가돼 있다고 반박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신규 원자력 발전 건설을 위한 부지 확보도 거의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단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단체 특성상 체계적인 논리보다 원자력을 반대하기 위한 갖가지 부정적 이유만을 부각시키는 경우도 있고, 너무 감성적인 주장을 펼쳐서 저희들이 논리적으로 대응하기가 몹시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김진우 박사가 좌우명으로 삼는 것은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것, 즉 사필귀정이다. 학창시절에 존경했던 스승의 좌우명이기도 했다. 스승의 곧고 바른 삶을 보면서 자신 또한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주장에 반대론을 펼쳐준 시민단체나 반핵단체 등에게 오히려 연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해줬기 때문에 지금은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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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들에게 안정적으로 에너지 쓰게 하는 일이 관건”

 
“앞으로 고유가, 기후변화 등 에너지 여건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전력 소비는 꾸준히 늘어 날텐데, 어떻게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조 아래서 아무래도 화석연료를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원자력 확대에 대해 더욱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것이지요.”

이제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설정되었으므로 어떻게 국민적 호응을 얻어 효과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또한 축적된 원자력 발전 건설과 운영기술을 해외에 수출해서 성장 동력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원자력 발전을 통해 국익 창출에 한몫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또 원자력 발전 정책 추진도 추진이지만 원자력을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것과 관련해서 전략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책 제안을 내놓고 비전을 제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 특히 전력 정책 중에서도 원자력 정책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남은 열정을 불태우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후손들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쓸 수 있도록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진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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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동북아에너지연구센터장, 네트워크산업연구단 단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정책연구본부 전력 가스연구실 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국가 에너지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인터뷰_ 가순찬
사진_김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