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이야기 책으로 펴낸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심기보 차장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 일하는 심기보 차장은 원자력 관련 번역서를 10여 권이나 펴내서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개정 증보판으로 재출간되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 <원자력의 유혹>을 구상하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저의 본래 전공 분야는 동양사였습니다.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년여 동안 박사 과정을 공부하다가 어려움에 부딪쳐 1년 정도 쉬면서 인생 설계를 다시 하게 됐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연히 취직 자리를 알아보다가 원자력문화재단의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합격했습니다.”
1995년도 6월의 일이었다. 학교 공부는 중단했지만 공부하는 포맷은 다를 바 없었다. 동양사에서 ‘원자력’으로 콘텐츠가 바뀌었을 뿐이다. 일본 자료를 탐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번역도 하게 되었다. 왕성하게 솟구치는 독서열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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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를 공부하다가 원자력으로 분야를 옮겼는데 일반인이 접하기 쉬운 원자력 개론서를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지금은 원자력 발전소 용량이 커야 경제성이 있지만 미래 사회에는 보일러 처럼 작은 원자로를 가정마다 설치하는 방안이 마련될 것 같고, 핵연료의 사이클 혹은 원자력에 관한 안전 분야를 번역하면서 자연스럽게 원자력과 관계된 사회적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깊이있게 공부해 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쓴 원고를 원자력계의 원로이신 이창건 박사님에게 보여드렸는데 꼼꼼히 읽으며 수정해 주셨고 ‘이 정도면 괜찮다’며 추천사까지 써 주셨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재미있는 원자력 개론서 - 원자력의 유혹
  
<원자력의 유혹>은 일반인들이 원자력을 쉽고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심기보 차장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책의 내용을 읽다 보면 스스로 원자력 박사가 되는 느낌이다. 한 언론사 기자는 “책장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아무라도 붙잡고 원자력이 무엇이고, 핵무기는 또 어떤 것인지 귀에 딱지가 박히도록 주절거려보고 싶은 유혹을 갖게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책에는 핵무기 문화, 원자력 발전,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야기하면서 난해한 전문용어를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적었다.

이 책에서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원자력에 관련된 문학작품, 영화 등의 대중매체들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원자력을 언제 어디서든 재미있게 접하도록 했다. 원자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꼭 읽어야 할 값지고 귀한 책이다.

 “우리나라에 원자력이 들어온 지 30년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195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이제 2세대 정도 지난 셈입니다. 사고도 있었으며 핵무기 관련 이슈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실적으로는 원자력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부정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원자력을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고 부정적인 생각을 떨쳤으면 좋겠습니다. 지구 온난화나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데는 원자력이 가장 적합니다. 원자력은 비용이 저렴한데도 일부 반대하는 시민 단체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건설 비용과 폐기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원가에 그것을 모두 포함해도 원자력이 화석연료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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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안전 욕구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그러나 그는 우리가 원자력에 대해 너무 깊게 파고 들어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이 운전만 잘 하면 되듯이 엔진이나 구조를 속속들이 다 알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자동차를 운행하다 보면 뜻밖의 사고가 날 수 있듯 원자력도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자동차나 원자력 모두 안전을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자력에 대해 아무리 잘 알고 있더라도 안전의 대한 필요성과 욕구는 절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와 부정적인 정보 사이에서 중립을 잘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심기보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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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동양사 박사과정을 수학하고 1995년도부터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원자력의 유혹>, <원자력 안전논리>, <원자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를 펴냈다.
 
 

인터뷰_ 가순찬 
사진_김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