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17) 돌로 보석을 만드는 신영애 (2)

[클릭이사람](17) 돌로 보석을 만드는 신영애 (2)

태국인 직원을 일단 한번 채용하면 해고를 시킬수도 없다. 현지직원이 아무리 큰잘못을 했더라도 일방적으로 내보냈다가는 거액의 해고수당을 줘야 한다.

몇백만원이 날아갈수도 있다. 그래서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 출신들을 주로 고용한다. 까다로운 채용조건도 피할수 있고 태국인을 쓰는 것보다 임금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태국직원은 국경일 휴일 기념일등 노는 날도 많다. 일하는 시간도 보통 10시부터 17시까지로 정해져 있다.

태국 공장을 운영하면서 보람도 크다. 국내시장에는 원석같은 합성석이 많이 나돌아다닌다.

국내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가장 큰요인. 모조품을 정확히 가려내고 가장 원석같은 합성품을 찾아내어 저렴하게 국내 소비자에게 공급할수 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방콕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나석.

서울매장의 나석은 대부분 방콕에 있는 현지공장에서 들어온다. 국내에서는 구입하기 힘든 신제품을 가공해서 들여온다는 자부심이 크다. 합성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를 주로 한다. 태국에서 천연석은 흔하지만 보석으로 쓸만한 돌이 거의 없다.

앞으로는 유럽 일본 미국쪽으로도 진출할 계획. 국내에 들어오는 나석은 거의 합성석이다. 합성석은 물과 열과 온도 압력을 고려해서 화학적인 요법으로 만든다. 블랙스피넬은 합성석이 아닌 원석이다. 블랙스피넬은 가격이 싸고 흔한돌이기 때문에 원석으로 가공한다. 오팔 큐빅 스피넬은 합성석을 쓴다.

목걸이 반지 팔찌 귀고리 액세서리 장신구등 다양하고 개성있는 모양들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낸다. 반지등을 고객들의 취향에 따라서 주문 제작 가공한다. 원석자체에 따라서 깎는 모양도 천차만별.

손님들이 목걸이 반지등을 알이 없는 상태로 가지고 와서 주문을 한다. 알에 사파이어등으로 장식해서 고객이 원하는 모양대로 가공처리하여 준다.

신사장은 대학 다닐때부터 백화점 점원등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 남자 못지 않게 활동적인 성격. 집에 있으면 좀이 쑤셔 어려서부터 밖으로 나돌아다니길 좋아했다.

취미가 운동일정도로 만능 스포츠우먼. 조정 펜싱 검도등 운동이라는 운동은 거의 다해봤다. 테니스는 지금도 즐긴다. 고3때까지는 높이뛰기 선수로 활동했다. 8대 공립학교 연합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단골 주전.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육교육을 전공했다.

유일하게 싫어하는 스포츠가 딱 하나 있다. 수영. 중학교 2학년때 귀앓이로 고생한 이후로 물근처에는 얼씬도 안하게 되었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에피소드 하나.

고등학교 연합 체육대회에서 릴레이선수로 출전했다. 8명중 먼저주자로부터 제일 꼴찌로 바톤을 받았는데 이를 악물고 달려 3등으로 골인했다. 다음날 아침 학교에 가니 아이들이 영웅해접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원더우먼 소머즈라는 별명이 붙었다. 자고나니 유명해져 있더라는 말처럼 하루아침에 교내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운동으로 뿌리를 뽑으려는 생각은 없었다. 취미삼아 즐기는 정도로 만족하였다. 검도는 팔이 굵어져서 안했다. 펜싱은 짝다리가 될까봐 그만 두었다.

학교 운동회때면 달리기등 상을 휩쓸었다. 학용품을 사서 쓴적이 없었다. 상으로 받은 학용품이 넘쳤다. 집안 친척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나눠주고도 남을 정도였다. 초등학교 6년짜리 아들이 있는데 지금도 학부모 체육대회에 나가면 당연히 우승.

고등학교때 신씨와 단짝친구의 운동소질을 눈여겨본 선생님이 전문선수로 키우려고 했다. 하지만 특기생이 되는 것은 싫었다. 그때 추리닝이 눈에 확들어오는 파란색이었다.

친구와 둘이서 지겨운 운동만 할것이 아니라 놀러가자고 작당을 했다. 추리닝을 입은채 바다쪽으로 구경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수중에 돈이 없어 약간 겁은 났지만 운동을 하기 싫다는 생각이 앞서 부랴 부랴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학교 근처 남영역에서 전철을 타고 하인천에 갔다. 내려보니 기대했던 백사장이 안보였다.

바다물만 있지 아무것도 없었다. 너무 실망한 나머지 사람들에게 모래사장이 어디있나 물어보았다. 송도로 달려갔다. 그런데 입장료를 받는 것이었다. 입장료가 없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기는 싫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정문옆에 엉성하게 둘러쳐진 철조망이 보였다.

주위를 곁눈질로 살피며 그쪽으로 살금살금 들어가는데 누가 큰소리로 불러댔다. 경비원이었다. 경찰에 신고한다고 으름짱을 주는 것이었다. 겁이 덜컥 났지만 그냥 물러설수가 없었다.

그럼 그쪽을 왜 안막아 놓았냐고 따지다가 결국은 작전을 바꿔 사정하였다. 입장료는 없지만 들어가고 싶은 딱한 사정을 하소연했다. 아저씨왈 파란 추리닝이 눈에 확들어와서 발견하였다면서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덕분에 구경 잘하고 경비아저씨로부터 저녁까지 얻어먹었다. 고등학교때 큰 체격(168cm)덕분에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역시 덩치가 컸던 단짝친구와 둘이 환상의 콤비.

선생님 인솔로 운동시간에 선수들끼리 학교 밖으로 로드웍을 한다. 특기생 과 아마추어가 같이 뛴다. 아마선수는 특기생에 비해 기록이 떨어지는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단짝친구가 워낙 골목길을 잘알아 특기생 친구보다 더빨리 골인을 하는 것이다.

로드웍 코스가 아닌 지름길로만 내달리기 때문.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선생님한테 들켜서 혼쭐이 난적도 많다. 눈에 확드러나는 파란 색깔의 체육복 덕분에 인천 송도에서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준 경비원이 가끔씩 보고 싶어진다.

중학교 1년때 대구에서 서울로 전학을 왔다. 눈뜨고 코베어간다는 서울에 오니 겁이 났다. 1년동안 사투리 때문에 겪은 고생은 이루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정도.

이기적인 서울 친구들과 싸움도 많이 했다. 싸울때면 자신만 알아들을수 있는 대구 본토배기 말을 마구 퍼부어댔다. 그러면 상대가 사투리를 알아듣지 못하고 얼이 빠졌다.

그런식으로 싸움을 할 때마다 이겼다. 목소리가 크고 거칠어 보이는 대구사투리가 승리의 무기였던 셈이다. 학교에서는 주로 표준말을 쓰려고 노력했다. 집에서는 마음놓고 사투리를 썼다. 어쩌다 친구들이 집에 놀러와서 두가지 말을 섞어쓰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서 당황을 하곤 하였다.

실버스톤은 실버타운의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액세서리든 귀금속이든 필요로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갖춰놓고 싶은 욕심 때문이리라.

신사장의 보석인생은 이곳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의 보석유통단지는 지금도 계속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리에 있는 보석단지가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이곳은 더욱 점포가 늘었다.

이리에 있던 기술자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값싼 수입보석에 밀려 이리보석단지는 지금 거의 제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규모가 축소되었다.

보석에 얽힌 사연도 많다. 작은 학고방에서 시작해서 수십억 돈방석에 오른 사람도 있다. 특히 보석디자인을 해서 한번 히트치라도 치면 그사람은 돈벼락을 맞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개발한 디자인의 히트로 대박이 터졌다. 돈을 셀시간이 없어 아예 저울로 달아서 무게로 돈을 계산할정도로 벼락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보석을 다루면서 보람도 컸다. 아무것도 아닌 돌맹이를 자신의 손으로 다듬고 깎아서 모든 여성들이 소유하고 싶어하는 찬란한 보석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신사장은 한국인들이 외국에 다녀오면서 보석을 사가지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태국이나 동남아 홍콩등지에서 질이 형편없는 엉터리 보석을 터무니 없는 고가로 사가지고 와서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보석이 많은데 굳이 외국에서 바가지 써가면서 사오는 것은 보석을 소유하고 싶은 본능적인 심리도 있지만 현지 관광가이드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관광객들을 요리조리 매장으로 끌고 다니면서 보석을 사도록 유도하는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천연석은 천연석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으나 보편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합성석을 가장 천연에 가깝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천연석의 즐거움을 가지고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화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나석만 아니라 귀금속도 취급해 보려고 한다.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제품을 생산해보는 것이 신씨의 희망사항이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찬란한 보석의 세상뒤에는 보석여인의 아름다운 마음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실버스톤에 오면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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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people365@korea.com>

2000/05/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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