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568) 그가 말했다. 세상은 완벽하다고~ 그런데~~

[세상엿보기] (568) 그가 말했다. 세상은 완벽하다고~ 그런데~~ 

2024년도 벌써 4분의 3이 훌쩍 지나갔다. 10월13일 오후 가을맞이 반나절 여행을 했다. 지인이 모는 승용차에 올라타고 서울을 벗어났다. 

운전대를 잡은 지인은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터널을 왕복 주행하고 주도로에서 빠져나와 구불구불 이어지는 꼬부랑길을 서행 운전하다가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계곡에서 차를 멈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푸르렀던 자연은 가을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성미 급한 나뭇잎들은 이미 노란 옷으로 갈아입었다.

오남저수지 상류와 맞닿아 있는 하천은 주변 경치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아치형으로 한껏 멋을 부린 다리를 건너 목조 데크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삼삼오오 나들이객들이 가을길을 걸어다닌다.

지인은 바위에 걸터앉아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가을맞이 산중 버스킹이다. 사람들이 많이 운집한 도심의 길거리에서 펼치는 버스킹과는 완전 다르다.

아무도 없는 계곡에서 지인이 노래하고 기타치는 버스킹의 관중은 대자연이다. 대자연을 벗삼아 무아지경에 빠진 그의 공연을 나무가 듣고 하늘이 듣고 바람이 듣고 새가 듣고 나비가 듣는다.

지금 이순간 여기 이곳에서만큼은 세상이 평화롭다. 그가 말했다. 세상은 완벽하다. 완벽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조물주가 그렇게 세상 우주만물을 완벽하게 빚어냈다. 하물며 인간까지 완벽한 창조물이다.

지구별에서 살아가는 81억 명의 인간들 한 명 한 명이 완전체 소우주라고 하지 않는가. 인간의 두뇌는 완벽한 슈퍼컴퓨터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인간이 그 완벽함을 허물고 있다. 자칭 만물의 영장이라고 허세를 부리는 인간이 완벽함을 파괴하고 있다. 인간의 손길이 닿는 곳마다 완벽함이 허물어지고 있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으로 삶의 터전이 망가지고 있다.

욕심은 밑빠진 독과 같다. 채워도 채워도 욕심이 해소되기는커녕 갈증만 더욱 커질 뿐이다.

지인과 함께 서울 도심을 벗어나 대자연 속으로 가을맞이 드라이브를 하고 산중 버스킹을 감상하다 보니 몇 시간이 게눈 감추듯 지나갔다.

그가 다시 말했다. 인간이 자연을 훼손해도 조물주가 다시 완벽하게 채워준다. 나무가 울창한 산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도 마찬가지다.

수백년 아니 수천년 세월이 흐르면 다시 산에 숲이 무성해지고 생명체가 자란다. 인간의 손길만 닿지 않는다면 자연의 복원 속도는 그만큼 빨라진다.

호젓한 야외 계곡에서 한바탕 잘 놀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 하늘은 잿빛이고 날씨는 ‘꾸물꾸물’하지만 기분은 화창하다.

승용차 창문을 활짝 열었다. 쏟아져 들어오는 가을바람이 시원하다.

<김명수/ 인물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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