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556) 죽음교육 국내 제1호 박사 백미화

[세상엿보기] (556) 죽음교육 국내 제1호 박사 백미화

하루라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이 말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백미화씨다. 기자는 2000년 백미화씨를 처음 인터뷰했다. 당시 그는 재미 유학중이었다.

경희대학교에서 아동, 가족학 석사학위를 따고 남편, 두 아이, 시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건너가 TOEFL 500부터 시작하여 Eastern Michigan University의 TESOL 석사학위를 손에 쥐기까지 이를 악물고 5년반을 공부했다.

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교수법)이다.

백미화씨는 미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살고 있다. 한국을 떠날 때도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가족과 함께였다.

나이 마흔에 귀국하여, 오십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교육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에서 근무하다 결핵으로 건강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모든걸 멈춘뒤 죽음공부를 시작했다.

기자는 그를 첫 인터뷰한지 23년 세월이 흐른 2023년 5월26일 다시 만났다. 당시 그는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 논문 준비로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논문 주제가 죽음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기자가 수십년간 국내외를 다니면서 각계각층 인물 1000명 이상을 심층 인터뷰했지만 죽음학문이라는 말은 그때 처음 알았다.

백미화씨는 선행 자료가 없어 논문 가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고충을 털어놓았다. 

힘들어하는 그를 보고 기자는 ‘백미화씨의 의욕과 열정이 흘러넘치지만 2번째 박사 취득은 어렵겠구나’ 생각했다.

기자는 박사논문과 ‘씨름’하느라 지쳐 보이는 그에게 너무 힘들면 며칠이라도 모든걸 내려놓고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하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그러고 싶지만 단 하루를 쉬어도 페이스가 무너지는 일도 있다면서 지금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1년이 훌쩍 지났다. 그는 끝내 박사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했다. 2024년 8월23일 백미화씨가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가 보낸 사진 자료를 보니 2024년 8월 23일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서 교육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번째로 취득한 박사논문의 주제는 '죽음교육의 본질에 관한 연구'. 죽음 분야 국내 제 1호 박사다. 그 어려운 것을 그가 기어코 해냈다.

여기에 더해 한신대 대학원에 신설된 죽음교육상담 전공과정 겸임교수로 임용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는 동서양철학에서의 죽음이해교육, 애도철학교육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미국 ADEC의 국제싸나톨로지스트 (죽음학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기자가 인터뷰를 통해 그를 처음 만난 이후 24년째 지켜봤다. 기자의 눈에 비친 백미화씨는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해오고 있다.

2개의 박사 타이틀을 보유하고도 그의 공부 열정은 계속될 것 같다.

<김명수/ 인물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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