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의 詩산책] (9) 쓰레기 봉투 by 황상규

김명수기자 | 입력 : 2023/03/05 [09:50]

[김명수의 산책] (9) 쓰레기 봉투 by 황상규

 

청주 출신 황상규 시니어는 4차원 같은 사람이다. 생각도 아이디어도 발상도 엉뚱하고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걷잡을 수 없이 럭비공처럼 튄다.

 

 

  

 

1956년 생으로 70을 코앞에 둔 나이지만 지금도 행동반경이 전국구다.

 

바다를 접하지 않은 내륙의 도시 청주 출신이 제주도를 수백번 왔다갔다했다면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마음이 동하면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추진력도 전광석화다.

 

 

10년 넘는 제주도 생활을 청산하고 세종시에 살면서 대전에서 아파트 소장으로 근무하는 황상규씨가 202335일 오전 기자에게 자작시 한 수를 보내왔다

 

 

마침 분리수거 하는 날이라서 마나님의 명을 받아 재활용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오면서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그 찰나의 순간에 뚝 딱 쓴 시다. 제목도 쓰레기 봉투다.

 

 

봉투안에 뒤엉킨 쓰레기, 주인에게 용도폐기 되어 당하는 신세지만 그 속에 재 활용 가치가 있는 녀석은 한번 더 살아날 기회를 얻는다. 황 상규씨는 이를 인생에 비유했다. 못 말리는 4차원 발상이다.

 

 

 

쓰레기 봉투

- 황 상 규

 

 

매주 수요일 재활용 분리수거의 날

 

종량제 봉투에 찬 잡생각들

 

온갖 쓰잘데 없는 관념들이

가득 차고 넘친다

 

 

버려야 할 것들이

형형색색 아웅다웅 엉켜

 

세상에 던져지려 수거장에 이르면

 

다시 정제한 언어들과 관념은

재활용의 기회를 얻어 꿈을 키우지만

 

버려진 잡생각들의 여운은

침잠된 찌꺼기처럼 마음에 남는다

 

 

죽음에 이르면 사는 동안

버려야 할 오류들을

차곡차곡 봉투에 담고 여미려 하지만

싣고 떠나는 수거 차량이

영 깔끔해 보이지 않는 것은

 

무심히 받아들여야하는

 

관념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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