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의 詩산책] (1) 얼음꽃 by 광야(曠野) 이종관

[김명수의 詩산책] (1) 얼음꽃 by 광야(曠野) 이종관

짧은 몇 줄 몇 단어로 이토록 깊고 넓게 표현 하다니 그 실력이 범상치 않다.

기자가 2023년 2월 3일 접한 광야(曠野) 이종관의 '얼음꽃'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 생기는 차가운 얼음을 꽃으로 비유한 자체가 신선했다.

생각만 해도 냉기로 온 몸이 오싹해지는 얼음에 꽃이라는 감성의 옷을 입혀 순환하는 사계절을 표현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한순간에 화려하게 피어나고 장렬하게 떨어져 사라지는 식물의 꽃과는 차원이 다르다. 얼음에 뿌리내린 꽃, 눈보라에 뿌리내린 꽃. 얼음꽃의 시작부분이다.

작가 특유의 짧고 강렬한 시 전개도 인상적이다.

얼음꽃

-광야(曠野) 이종관-

얼음에

뿌리내린 꽃

눈보라에

뿌리내린 꽃

잎을 떨군 덤불에

알알이 맺힌 얼음이

포도송이처럼 탐스럽다

물이

투명한 이빨로

찬 바람을

물고있다

투명하고

맑게 정화된

고도의 수련된

정신세계를

피워낸 얼음꽃

항상 계절의

변화를 선도하는

물의 자유로운 변신은

 무죄다

봄비, 여름장마, 가을비

겨울철 눈과 서리 

그리고 얼음꽃

때론 부드럽게

어떨 땐 강한 몸짓으로

자연의 모습을

바꾸어간다

그게 마치

자신의 책무인양

어김없이 시간의 변화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또 다시 봄이 온다

지구가 돌아간다

내 가슴에도

늙은 침묵 한 덩이

얼음꽃 피는

소리 들린다.

얼음꽃은 이렇게 끝난다.

얼음꽃이라는 시를 탄생시킨 이종관 저자의 광야(曠野)라는 호 또한 특별하다. 텅비고 아득한 넓은 뜰의 의미를 담았다. 

긴 말이 필요없다. 얼음꽃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대한민국 기록분야 그랜드마스터라는 인생고수 이종관 박사의 내공으로 빚어낸 4차원시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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