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깨는 사람들] (14) 보이차박사 국내1호 이연희 휴다인 대표

[기록깨는 사람들] (14) 보이차박사 국내1호 이연희 휴다인 대표

중국에서 보이차(Puer Tea)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한국인. 서울 조계사(曹溪寺)옆에서 ‘휴다인’을 운영하고 있는 이연희 보이차 전문가는 보이차 박사 국내 1호 주인공으로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차인(茶人)이 머무는 자리는 빛이 난다는 의미를 담은 휴다인에서 차인들과 함께 시음하며 머무는 공간이다. 우리차(茶) 연구와 개발을 하고 한국인이 선호하는 보이차 등 중국 역사상 10대 유명브랜드 명차를 공급하고 있다. 오래된 가짜보이차를 명확하게 판별해내고, 시음을 통해 가격대비 맛과 일치하는지 여부도 알려준다.

1994년 한국에 보이차가 많이 들어왔다. 그러면서 한국 보이차 시장도 문란해졌다. 보이차는 오래될수록 비싸고 좋으며 마시면 몸에 기운이 난다는 말이 전설처럼 나돌았다.

차에 조예가 깊은 용운 스님 밑에서 차 공부를 하던 그는 보이차를 둘러싼 말들이 사실인지 밝히고 싶었다. 그래서 1998년 중국 운남성(雲南省) 운남농업대학교로 유학을 갔다. 운남 농대 차학과에서 보이차를 전공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운남 농대 최초의 유학생이었다. 학교 지원을 못 받고, 논문제목, 실험재료 등 모든 걸 혼자 알아서 다 처리했다.

보이차는 운반하기 좋게 원료를 눌러서 압제하여 보관한다. 보관 형태는 잎차인 산차(散茶), 쪄서 덩어리로 만든 긴압차(緊壓茶)가 있다. 압제 완정된 형태가 다양하다.

중국에서 보이차를 4년 공부하고 나서 그는 발효 일수에 따라서 품질이 다르고 발효가 잘 된 보이차 향이 발효의 향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오래되지 않은 보이차가 오래된 보이차로 둔갑하고 심지어 태국, 라오스, 미얀마에서 본산지인 운남으로 가짜보이차가 들어와 명품으로 팔리는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는 진짜 오래된 보이차인지 가짜인지 확인하고 싶어서 대학원을 갔다.

서남농대 대학원(차학과)에서 보이차 화학성분의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중국 유학을 마치고 와서 보니 유학가기 전보다 국내 보이차 시장이 더 혼란스러워진 사실에 깜짝 놀랐다.

그는 1994년부터 대만의 차(茶) 상인들과 접촉을 했다. 차에 대한 이론 공부와 재배, 생산, 유통 현장 공부를 병행하였다.

2009년 중국 농업과학원 박사과정을 시작하여 2014년 학위를 취득했다.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보이차가 많이 유통되는 현실을 반영하여 박사과정에서 보이차의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했다. 학부, 석사, 박사를 보이차로 전공한 사람은 국내에서는 물론 그가 유일하고 전 세계에서도 열손가락 이내로 꼽을 정도였다. 특히 보이차 아스파라질러스 나이거의 피피오 효소 연구 박사 취득은 전 세계적으로도 그가 유일했다.

보이차를 연구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보이차가 아닌 우리나라 차로 발효를 시켜 메이드인코리아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꿈이 있다.

차가 좋아서 중국에 유학가 보이차를 대학, 대학원, 박사까지 공부하고도 공부할게 계속 나온다면서 깊이를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요즘 그는 하루 일과 대부분을 차의 대중화를 위한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차의 향을 응용하여 다양한 활용법을 연구하고 있다.

외국 손님이 휴다인을 찾아오면 우리나라 녹차를 마시도록 한다. 그가 우려내는 녹차 맛을 본 외국 손님들은 베리굿을 연발한다. 차를 권할 때 그 사람의 체질을 봐서 몸에 맞는 차를 마시도록 한다. 차는 골고루 마시는 게 좋다면서 체질별 몸에 맞는 차를 팁으로 알려준다.

이연희 박사는 세계에서도 한국이 차(茶) 재배지로 가장 좋은 위치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차 수출이 아직은 미미하지만 우리나라 차 산업의 미래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본다.

<김명수/인물뉴스닷컴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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