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우이천에 날아든 백로

[포토에세이] 우이천에 날아든 백로

비 내리는 5월15일 오후 서울 우이천에 백로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목을 길게 빼고 허공을 바라보다가 철사처럼 가느다란 두 다리로 이리 저리 옮겨 다닌다.

어느 순간 이동을 멈추고 긴 목을 앞으로 당겨 바짝 웅크린 일시 정지 자세로 물속을 응시한다. 그러다가 번개같이 물에 머리를 처박더니 재빨리 고개를 치켜든다.

물고기 한 마리를 부리에 물고 있다. 머리와 꼬리가 이리 저리 팔딱 꺼리는 물고기의 몸통을 부리로 물고 있는 백로의 모습이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다.

백로는 부리를 벌려 고개를 탁탁 튀기는 식으로 물었던 물고기를 꿀꺽 삼켜 버리고 나서 허공을 응시한다.

비가 내려 흙탕물로 변한 탓에 물 속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백로는 어떻게 물고기를 건져 올렸는지 참으로 놀랍고 신기하다.

비오는 봄날 오후 우이천에 날아든 백로가 즐기는 만찬이 경건하고 성스러운 자연의 섭리처럼 느껴진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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