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352) 화창한 봄날 친구와 함께 서울 둘레길을 걷다

김명수기자 | 입력 : 2021/04/11 [19:30]

[세상엿보기] (352) 화창한 봄날 친구와 함께 서울 둘레길을 걷다

 

411일 오전 11시 서울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에서 대학동창 김동주 친구를 만나 서울 둘레길 2코스를 걸었다.

 

▲ 서울 둘레길 2코스를 걷다가 포즈를 취한 김명수 인물인터뷰전문기자.  ©

  

화창한 봄날씨의 유혹에 이끌려 냇물 옆에 나란히 나있는 데크 산책길을 걸었다. 바짝 메말라 바닥이 훤히 드러난 냇물이 봄가뭄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코스 중간 중간에 방향표시와 빨간 리본이 걸려 있어서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둘레길을 따라 걸을 수 있었다.

 

1143분 신내역을 통과했다. 공사 구간이라 방향 표시와 빨간 리본이 사라져 한참을 헤맨 끝에 겨우 방향을 잡았다.

 

송곡관광고등학교 앞을 통과하자 보이는 산이 온통 울긋불긋 꽃동산이다. 양원역 주변에는 아파트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1213분 양원 숲속 도서관 앞 잔디밭 공원에 부모를 따라 나들이 온 아이들로 북새통이다.

 

발길 닿는 곳마다 봄이 무르익었다. 녹음으로 뒤덮인 숲속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친한 친구와 이렇게 도란도란 담소 나누며 둘레길을 걷는 자체가 더없는 축복이다. 푸른빛으로 물들어가는 자연을 만끽하는 이 시간이 참 좋다.

 

▲ 서울 둘레길 2코스를 걷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명수(오른쪽) 인물인터뷰기자와 김동주 목사.  ©

  

햇살 가려져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얼굴 마주보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등 서로의 속마음을 주저리주저리 꺼내 놓는다.

 

빨간 단풍과 파란 나뭇잎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주변이 꽃동산이다. 저 앞에 요란한 굉음을 내지르며 지네처럼 기다란 전철이 지나간다.

 

10여분의 달콤한 휴식은 끝났다.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소리가 정겹다.

 

출발한지 한 시간이 훌쩍 넘었다.

 

흙길을 밟는 감촉이 온몸을 타고 전류처럼 흐른다. 분홍색 복사꽃, 흰색 배꽃이 산자락 양지바른 과수원을 덮었다.

 

인적 드문 산중에서 사람이 그리웠는지 산까치가 반긴다.

 

봄날씨가 너무 덥다. 지구 온난화로 계절의 여왕은 이제 5월이 아니라 4월로 앞당겨진 듯하다. 산길을 오르다보니 시골에서 뛰놀던 옛 추억이 절로난다.

 

도토리 쉼터 180m 이정표를 지나자 커다란 이파리를 자랑하는 활엽수 군락이 나타났다.

 

친구가 의미 있는 말을 던진다. 겸손은 상처받지 않는 것이다. 상대가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을 해도 마음 다치지 않는 게 겸손이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주제도 형식도 없는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걷다보니 발아래 하얀 싸리꽃이 만개했다.

 

1255분 용마, 아차산 코스까지 왔다. 망우리 공원으로 연결된 고가 다리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북한산 인수봉이 아스라이 눈에 잡힌다.

 

데크를 걸으면서 주변 자연경관을 호기롭게 감상한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오며가며 마주치는 시민들의 표정이 봄꽃처럼 환하다.

 

세상근심 몽땅 내려놓고 둘레길을 걸으니 근거 없는 자신감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다. 이 세상이 다 내꺼다. 자연은 즐기는 자가 주인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더니 어느새 많이도 걸었다. 서울시립묘지로 들어서자 산책나온 시민들이 부쩍 많아졌다.

 

데크에 떨어진 하얀 벚꽃잎이 바닥에 수북하다. 개나리꽃도 지천이다.

 

북망산천 고갯길을 터벅터벅 뚜벅이처럼 걸었다.

 

길이 구불구불해서 앞이 안보인다. 굴곡진 인생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를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길에는 꽃잎이 피곤한 발길을 위로해준다. 까마귀는 까악~ 까악~ 왜 이리 구슬프게 울어대는 것일까?

 

많고 많은 저 무덤의 주인공들은 살아생전 어떤 삶을 살다 갔을까? 갑자기 그것이 궁금해진다.

 

고개정상쯤에 기운 빠진 불청객에 힘내라고 붉은 꽃, 흰색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웃고 있다.

 

지나는 길에 마주친 구리둘레길 아차산 생태문화길 안내판을 보니 지금 내가 밟고 있는 이곳의 행정구역이 경기도 구리시로 되어 있다. 동화천 약수터 1.94km 표지판이 서있다.

 

구리시가 바로 내 발밑 산아래 있고, 한강 너머에 강동구가 있다. 더 멀리 좌측으로 하남시가 보인다. 한강을 둘러싸고 3개시가 옹기종기 붙어 있다.

 

오후 134분 망우리공원 무궁화동산길을 넘어가고 있다. 원시림같이 우거진 숲을 내려다보면서 걷는다. 방정환, 한용운 묘소가 잇따라 나타난다. 나도 모르게 생각이 맑아진다. 연분홍 진달래가 수줍은 미소를 날린다.

 

오후 152분 깔딱고개 동락정자에 발도장을 찍는다. 구리둘레길 1코스로 들어와 158분 용마산 이정표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숨한번 크게 쉬고 다시 행군을 계속했다. 낙엽쌓인 길을 걸으니 낙엽을 태우면서 수필이 떠오른다.

 

오후 29분 용마산 산악기상 관측소 앞을 통과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검은 나비가 춤추면서 날아가고 벚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용마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길 아래가 아마존 밀림정글지대 같다. 우리는 벌써 3시간 넘게 둘레길을 걷고 있다. 다리가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 서울 둘레길 2코스 깔딱고개 쉼터에서 인증도장을 찍는 김동주 목사.     ©

  

219분 사가정역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현위치 깔딱고개 쉼터. 친구는 여기서 서울 둘레길 완주 인증도장을 찍었다.

 

서울 둘레길은 201411월 만들어졌다. 총길이는 157km. 마음같아서는 전구간을 완주하고 싶다는 열정이 솟구친다.

 

내려가는 계단길이 가파르다. 오후 237분 용마제일 약수터에서 생명수같은 약수 한바가지 들이켜고 다시 힘을 낸다.

 

중랑둘레길 코스, 사가정 공원을 거쳐 오후 3시 사가정역에 도착했다.

 

오전 11시 화랑대역 4번 출구에서 출발해서 깔딱고개 쉼터를 찍고 오후 3시 사가정역까지 서울 둘레길 2코스 1906313km4시간에 걸쳐서 걸었다.

 

친구와 함께라서 더욱 좋았다.

 

4시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사가정시장내 수라정생선구이집에서 생선구이와 시원한 막걸리로 쌓인 피로를 깨끗하게 날렸다.

 

친구와 헤어지고 지하철로 집에 들어가면서 둘레길을 다시 걷고 싶은 욕망이 꿈틀거렸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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