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 (330) 짐승만도 못한 인간?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김명수기자 | 입력 : 2021/02/08 [18:56]

[세상엿보기] (330) 짐승만도 못한 인간?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소는 인간에게 남김없이 다주고 떠난다. 살아서는 주인을 위해 평생 일을 하고, 죽어서는 뼈와 가죽, 고기를 준다.

 

▲  경북 상주 의로운 소 누렁이.  tv  화면 캡처  ©

 

농촌에 트랙터와 경운기가 보급되기 전까지만 해도 농부에게 소는 든든한 가족의 일원이자 일꾼이며 재산 목록 1호였다.

농사철이면 주인이 시키는 대로 쟁기를 끌어 논밭을 일구고, 운송수단으로 수레를 끌어 짐을 실어 날랐다.

일소는 아무리 힘들어도 잔꾀를 부리는 법이 없다. 우직하게 일을 하다가 힘에 부치면 커다란 눈망울을 껌벅거리며 거칠게 내쉬는 한숨소리가 50년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생생하다.

2021신축년(辛丑年)’ 소띠 해를 맞아 소가 인간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경북 상주 의로운 소 누렁이가 그 단적인 예다. 누렁이와 할머니의 따뜻한 우정은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누렁이를 지극히 보살펴주던 이웃집 (김보배)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매일 소와 만나 교감을 했다. 주인이 없을 땐 먹이를 주면서 정성껏 돌봤다. 수년째 그렇게 사귀다 보니 마음이 통하고 정이 듬뿍 들 정도로 가까워졌다.

할머니와 누렁이의 아름다운 상생19935월 할머니가 사망하면서 끝났다. 누렁이에게 애정을 쏟아 부었던 할머니가 세상을 뜨고 며칠 뒤 갑자기 누렁이가 사라졌다.

누렁이 주인과 마을 주민들은 고삐를 끊고 종적을 감춘 소를 백방으로 찾아 나섰다. 누렁이를 발견한 곳은 김보배 할머니의 묘소였다.

누렁이는 집에서 2km나 떨어진 할머니의 묘소까지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할머니와의 갑작스런 이별에 뿔을 벽에 박고 비벼 대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며 괴로워하던 누렁이의 심정을 주민들은 뒤늦게 알았다.

주민들이 묘소에서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누렁이를 진정시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 한 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누렁이는 우사로 가지 않고 옆집 할머니 빈소를 먼저 찾았다.

비록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자신을 극진하게 보살펴준 할머니의 묘소와 빈소까지 찾아가 눈물까지 흘리며 슬퍼하는 누렁이의 사연은 세상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할머니가 세상을 뜬지 15년 후 누렁이가 눈을 감을 때도 화제가 됐다. 먹이를 줘도 먹지 못하고 시름시름 죽어가는 누렁이에게 김보배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보여주자 누렁이가 눈을 뜨고 반응을 했다. 누렁이는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혀로 핥으며 애정을 표시한 후 그날 밤 숨을 거뒀다.

누렁이가 수명을 다하고 할머니 곁으로 갔다는 사연은 세상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줬다.

누렁이가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마을 주민과 상주시는 의로운 소를 꽃상여에 태워 성대하게 장례를 치르고, 양지바른 곳에 무덤을 마련해줬다. 은혜에 보답한 의로운 소라는 의우총(義牛塚) 안내판도 세웠다.

누렁이의 행동을 후세에 알리자는 운동으로 누렁이는 박제로 재탄생했다. 누렁이 박제는 2013년 상주시의 한우 브랜드 명실상감한우전문 고깃집 2층 홍보관에 전시되었다.

짐승만도 못한 인간?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까지 큰 감동과 울림을 준 의로운 소 누렁이야말로 우리 인간들에게 큰 가르침과 교훈을 준 참스승이 아닐까 싶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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