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592) 학교가 행복합니다…희망얼굴 그리는 교감선생님 지선호

김명수기자 | 입력 : 2015/11/15 [08:55]
[클릭이사람] (592) 학교가 행복합니다…희망얼굴 그리는 교감선생님 지선호  

교장이 매일아침 교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교감이 학생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학교가 있다.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학교폭력의 온상지로 낙인찍힌 기피학교가 선호학교로 탈바꿈했다.

충북 청주 가경중학교는 몇 년 전만 해도 선생님조차 떠나고 싶어 할 정도로 학교 폭력이 심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학교가 달라졌다. 관리자인 이의준(61) 교장과 지선호(53) 교감이 2015년 3월 이 학교로 부임오고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교장은 매일 아침 교문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다. 교감은 멋진 캐릭터 초상화를 그려줬다.

지선호 교감은 지난 9월부터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여 재학생과 지역인사 등 250명의 얼굴을 이미 그려냈다.

김웅배 역사담당 교사는 한 폭의 그림같은 '목부작 국화'를 재배하여 교정을 아름다운 향기로 가득 채워준다. 그의 정성을 먹고 자란 국화 100여 그루가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학생과의 거리감을 좁히려고 노력하는 교사들을 지켜보면서 삐딱했던 아이들도 마음을 고쳐먹기 시작했다.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3년 전만 해도 한해 평균 10여 차례나 열렸던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가 올해는 단 한 차례 소집됐다. 학생 징계가 목적인 예년과 달리 일상적인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소집이었다.

▲ 가경중학교 이의준(왼쪽) 교장과 지선호 교감 선생님.     © 김명수기자

가경중은 올 가을 학교 강당에서 '국향(菊香)과 함께 하는 학부모의 밤' 행사를 열었다. 재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 200여 명이 모여 '기피학교에서 선호학교로의 변신'을 자축하는 행사였다.

교원 정기인사를 앞둔 2012년 2월 가경중학교에선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교사 43명 가운데 70%인 30명이 다른 학교로 가고 싶다는 '전출 신청서'를 제출한 적이 있었다. 학교폭력이 끊이지 않고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을 보며 '허탈감'을 느낀 교사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같은 해 교육부는 가경중과 학교폭력 수준이 심각한 학교를 묶어 수업을 중단한 채 2~3일간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 학교가 지금은 교내 폭력 제로, 민원 제로 학교라는 기적을 낳았다. 학교에서 관리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의준 교장은“가경중학교로 발령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지인들과 동료 교사들의 첫 반응이 왜 하필 그 학교냐며 고개를 갸우뚱했다”며 "관심과 사랑으로 대했더니 존중과 배려로 발전했고 어느덧 기피학교에서 보람을 찾는 선호학교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선호 교감 역시 가경중학교에 와서 학생한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들었다며 부임당시를 회상했다.

지선호 교감은 올해 9월부터 캐릭터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감초샘이 그려가는 꿈을 담은 희망얼굴 1000 프로젝트다.


실패에 고개숙이지 말자. 꿈은 이루어진다. 믿는대로. 행복한 내일을 위해. 행복공장. 희망의 씨앗을 심는다. 초상화마다 짧지만 강력한 멘트로 담겨있는 메시지가 이토록 다양하다.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지 3개월도 채 안 된 11월6일 현재 256명 째 그렸다. 1차 목표는 1000명이지만 1000이 끝이 아니다. 1000명을 그리면 2000으로 목표를 높이고 2000명을 그리면 그 또한 1만으로 가는 시작일 뿐이다.

지 교감의 좌우명은 ‘감초처럼’이다.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자신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어디에서나 단맛을 내고 화합을 의미하는 감초를 참 좋아해서 필명도 감초로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감초 선생님으로 그는 공주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교직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한문 교사를 거쳐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충북교육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로 근무했다.

2013년 충북에너지고등학교 교감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 3월 현재의 가경중학교로 부임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 가경중학교 김웅배(왼쪽) 역사담당 교사와 지선호 교감선생님.     © 김명수기자

감성으로 소통하며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교직관으로 교육가족 전체가 공유하는 SNS 학교사랑방 밴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가경중 학부모와 선생님들의 소통을 위한 메시지를 공유하는 사랑방으로 좋은 점, 행복 장면만 담아 그가 실질적 운영주체로 밴드를 이끌며 매일 학교 중계방송을 한다.

“처음 가경중학교에 부임해서 보니 선생님들 가슴속에 한이 맺혀 있더라고요. 여러 선생님들이 힘든걸 알았기 때문에 소통밴드의 필요성을 절감했죠”

장학사 시절 학부모정책을 담당했던 교육 전문직 경험이 현재 가경 중학교 교감 직무수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그는 밴드도 소통 차원에서 하고 있다.

꿈을 담은 희망얼굴 1000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숨은 끼를 유감없이 발산하는 꿈다리 콘서트와 희망교실도 마찬가지다.

관리자를 주축으로 교사들이 학생들의 감성을 키워주고 채찍 대신 칭찬과 대화로 소통하는 열린교육은 학교를 변화시켰다.

지선호 교감은 취미생활도 열심이다. 충북도내 중등 전문직, 교장, 교감으로 구성된 문화예술 동아리 9인조 보컬 SSAM(쌤)밴드(단장 이상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 교감은 쌤밴드에서 기타 리드보컬이자 싱어이며 사회까지 보는 팔방미인이다.  


그가 6년째 단원으로 있는 쌤밴드는 연 10회 국내공연을 한다. 전국 학교 예술 페스티벌 폐막식, 좋은학교 박람회(일산 킨텍스) 초청공연, 꽃동네 복지시설 위문공연도 했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열정이 식기는커녕 더 바쁘게 살고 있다. 캐릭터 초상화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일이다.

생활태도가 바르고 꿈을 예쁘게 키워가는 학생들을 각 학년에서 추천받아 그가 직접 캐릭터 초상화를 그려준다.

초상화 작품들은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SNS ‘가경중 사랑방 밴드’에 게시하고 축제에 전시하여 희망얼굴에 뽑힌 학생에게 보상과 칭찬으로 격려한다.

학생들은 희망 얼굴 선정 자체를 자랑스러워하고 다음번 희망얼굴로 그려지기 위해 생활태도가 좋아지는 긍정 효과에 학교가 행복해진다.

감초 쌤이 그리는 꿈을 담은 학생들의 희망얼굴이 계속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행복지수도 함께 퍼져나가고 있다.

좋은 점만 담아 좋은 인상으로 엔돌핀이 도는 메시지를 한마디 추가하여 희망얼굴을 그려나간다. 그가 그리는 희망얼굴은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동기 부여가 된다.

그 씨앗이 자라고 뻗어나가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그의 소망이 바로 희망얼굴에 담겨 있다. 기자도 희망얼굴을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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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15일 08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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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고7회 15/11/16 [10:39] 수정 삭제  
  26년전 저의 결성고 초임으로 오셨을때도 선생님께선 정학위기에 처한 많은 학생들을 진정한 사랑으로 교장선생님을 설득시키셔 반성문으로 체벌케하시고 그때 더욱 느낀봐커서 학교생활도 더욱 잘하고 인성도 잘크게된듯합니다~현제까지도 그맘그대로 실천하시는 선생님 너무도 존경스럽고 앞으로도 많이 알려져서 전국 학교에도 희망프로젝트가 이어지면 좋겠네요~
미소 15/11/17 [22:06] 수정 삭제  
  인물뉴스닷컴에 실린 사람들 모두 대단하네요 선생님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아이들에 대한 열정.. 언론에서도 다 알아주나봐요 언젠가는 저도 희망얼굴 모델이 될수있겠죠?
작은행복 15/12/22 [01:08] 수정 삭제  
  언젠가 교감선생님과 꼭 한번 같이 근무해보고 싶습니다. 많은 후배 교사들의 귀감이십니다. 존경합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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