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엿보기］(54) 명동까지 진출한 스타벅스 커피

［세상엿보기］(54) 명동까지 진출한 스타벅스 커피
 
영화‘유브갓 더 메일’에서 맥라이언이 마시는 커피잔에 초록색 로고의 ‘스타벅스’란 상호가 눈에 들어온다. 미국인들이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한잔의 스타벅스 커피는 그만큼 생활의 일부가 되었음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구멍가게수준에 불과했던 커피회사 ‘스타벅스’가 이제는 30여개국에 2천9백여개 점포를 둔 세계 최대의 원두커피 전문점으로 성장하였다.

TV나 신문광고 한번 하지 않고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스타벅스. 커피한잔으로 일궈낸 하워드 슐츠 회장의 스타벅스 신화창조 비결은 무엇일까? 인스턴트 식품에 식상한 미국인들에게 인간미가 듬뿍 담긴 새로운 커피문화를 앞세운 이색적인 마케팅이 먹혀들기 때문이다.

미국 시애틀의 파이크 클레이스 마켓의 스타벅스 1호점은 눈에 잘 띄지 않을정도로 규모가 작다. 가게안에 테이블이 5개밖에 안되지만 1호점이라는 전통 때문에 확장이나 수리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스타벅스'는 국내에도 이미 진출하였다. 신촌에 있는 '이대점'이 1호. 명동 한복판에 있는 명동점은 200명 동시 수용에 4층 전체가 커피점인 매머드급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주말 오후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미국에 있는 스타벅스커피를 그대로 옮겨온 모습이다.

커피를 담은 종이컵이 뜨거워서 손님이 화상을 입을까봐 두개로 포개서 넣어준다.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이 갓끓여낸 커피보다 더 따뜻하다. 모든 재료를 미국 본사에서 공급한다. 오픈한지 두달정도밖에 안됐지만 성업이다.

미국인들이 향수를 달래기 위해 이곳을 즐겨찾는다고 단골손님이 귀띰한다. 미국에서 공부한 유학생들의 모임장소로도 단연 인기. 세계 최대 규모라는 이유만으로도 명동점은 외국에서까지 명물로 통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의 입장에서 볼때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커피의 재료는 물론 종이컵에서부터 휴지까지 몽땅 미국 본사에서 공급한다는 자체가 어쩐지 떨떠름하다.

커피야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 들여온다 할지라도 휴지에서 종이컵까지야 국산을 써도 무방할지 싶은데… 하기사 어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양파까지 수입을 해온다고 한다. 이러다가는 물도 수입한다는 말이 나올지 모르겠다.

그리고 하나. 그렇게 철저히 수입해오는 스타벅스. 과연 그들이 남긴 스타벅스의 쓰레기는 왜 안가져가는지 모르겠다. 손님들이 먹고 버린 종이컵 휴지 등등. 버려진 쓰레기에도 스타벅스 로고가 뚜렷하게 박혀있는데…
 
김명수
 
2000/06/1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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