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684부대 시리즈 2부] (11) 성 4번, 이름 5번 바뀐 북파공작원출신 마이클리 ‘내 과거를 돌려주세요’ (1)

 [실미도684부대 시리즈 2부] (11) 성 4번, 이름 5번 바뀐 북파공작원출신 마이클리 ‘내 과거를 돌려주세요’ (1)

2009년 09월18일 오후 3시. 서울 서대문 전철역 인근 ‘국민권익위원회’ 앞 대로변에서 43 년 동안 잃어버린 권리와 명예회복 및 보상을 요구하면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북파공작원 출신 ‘마이클 리’(60)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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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만나자마자 수 십 년 쌓인 한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1950년생 전쟁고아로 아버지가 붙여준 원래 이름은 본인도 모른다는 그가 건네준 명함을 보니 마이클리와 이세복이라는 이름이 함께 새겨져 있다.

북파공작원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위해 목숨 건 특수임무수행기간 동안 국가는 그의 인권을 철저하게 유린했다. 1966년 16세를 21세로 5살 올려 소년교도소에서 대인감방으로 이감시키고 성과 이름이 서너 번씩 바뀌면서 북파공작특수임무첩보수행자로 강제착출 당했다.

그는 121 무장공비 청와대 침투사건 후 1968년 4월 실미도 684 특수부대로 배속되려다 군 특수 첩보부대로 이첩 USA-CIA 특수첩보 정보요원으로 활동하였다. 

그해 가을 남방한계선 38선 북방한계선을 넘어 특수임무 첩보 수행 후 귀대 중 남방한계선 쪽에서 총탄 세례를 받고 산 능선 계곡에서 추락하였다.

온 몸이 만신창이 되어 군병원 긴급후송 이후 수술 받고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수기밀첩보 보안유지에 급급한 나머지 갑자기 특수임무부대에서 제외시키고 일방적으로 병적 신상을 변경시켰다. 1968년 성까지 여러 번 바꾸고 호적을 정정한 사실을 본인은 전혀 몰랐다.

3년 동안 14번 전출시키고 외출, 외박, 휴가금지, 훈련제외에 감시 요시찰 취급을 받다가 갑자기 월남에 강제 파병하여 전쟁터에서 죽으면 영원히 X파일을 은폐하려고 했다.

1968년 남방한계선에서 총탄 세례를 받고 야전병원 이송 후 제때 치료를 못 받아서 지금은 뇌수술까지 받고 1급 중증장애 양팔, 양다리 마비에 머리 장애까지 ‘완전 종합병원’이다.

그는 “내 딸과 내 가족에게 국가에 빼앗긴 명예와 영예를 찾아주고 국가 차원으로 보상하라”면서 공권력에 맞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가정보부에서 전(全) 가족을 이용해먹고 무조건 입 다물고 있으라며 ‘나 몰라라’ 하는 나라가 세계역사상 어디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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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관공서에 기재된 본인 신상내력이 4번이나 바뀌고, 행정서류에 출생지, 본적, 나이, 이름이 2중3중 변조된 사실을 43년 만에 경찰청장이 2008년 7월 25일 확인 인정하였다. 그의 빼앗긴 43년을 누가 해명하고 인정하고 책임지고 보상할 것인가?

前 북파공작특수임무첩보수행자이자 국가유공상이군경인 그의 이름이 손두원, 손형기, 임형기, 이형기, 마이클 리 등으로 몇 번이나 조작 되었지만 이러한 이름 모두 ‘마이클 리’ 동일인임이 드러났다.

“외국에서 30년 살다가 10년 전 한국에 왔어요. 그 전에 한국에 있었으면 아마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었을 거예요. 정보부에서 여러 번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죄 없이 억울하게 옥살이까지 했다는 그가 겪은 고통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가 있으랴. 그는 자신의 잃어버린 43년을 원위치로 돌려놓기 위해 공권력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계속 해왔다. 

“보훈처 행정심사위원회 담당자 말이 40년 전(前) 군 병력 확인서 및 의무기록서 기재내용이 이중, 삼중으로 허술하다면서 국가정보부에서 1968년 북파공작특수임무첩보수행 당시 X파일내용을 넘겨주지 않아 명예회복 건이 부결되었으니 총리실 행정심판위원회에 심판청구 하라더군요”

그는 “국가 첩보 차원에서 신원을 이중 삼중으로 만들어 실컷 이용해먹다가 왜 숨도 못 쉬게 짓밟느냐”면서 “대한민국 역사 앞에 희생된 저의 한 맺힌 과거 43년에 대하여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고 호소한다.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치고도 가족과 단 하루도 살수 없게 국가기관에서 인위적으로 방치하고 30년 가까이 이산가족으로 산다는 현실이 죽기보다 더한 고통이라고 하소연한다.

영어 러시아어 일어 서반아어에 우리말까지 5개 국어를 구사한다는 그의 인생이 결정적으로 꼬인 계기가 기구하기 짝이 없다.

“1965년 10월 15살 때 특수협박 공갈혐의로 구속이 돼요. 그때는 제 성이 임씨였어요. 그리고 1년 후 아무런 죄도 없이 살인사건으로 연루됐어요”

1966년 10월 부산에서 아는 형님이 조직폭력배 두 명을 살해한 사건 현장에 멋모르고 따라갔다가 공범으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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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무리 조사해도 죄가 없으니까 풀어줘야 하지만 그냥 풀어줄 수는 없잖아요. 고아출신에 영어를 잘하니까 그만 첩보부대 ‘물색조’에 걸려든 거죠. 그전에는 임씨로 기재됐어요”

나이가 어려 군대를 갈수가 없으니까 갑자기 물색조에서 임형기를 손 씨로 바꿨다. 손 두원. 다시 이름을 손형기로 바꾸면서 출생도 1950년생에서 1945년생으로 바꿔 놓았다.

출생지, 본적, 이름 모두 틀리게 기재되었지만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이 기록으로 43년 만에 2009년 9월9일 그의 손으로 들어왔다. 작년에 그 기록물을 넘겨받았다. 원래 눈물이 많았지만 이제는 눈물이 다 말라 버렸다는 마이클리.

“1966년 1월8일 전과기록에 임 형기로 올라 있고, 출생지가 경북으로 돼 있어요. 경찰청장이 동일인임을 인정해 줬지만 같은 인물이 아니라며 국가기록원에서 처음에는 내 신상명세 기록이 없다고 안 주는 걸 천신만고 끝에 받아 냈어요” 

너무 한이 맺혀서 그가 직접 변호사가 되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고시공부를 17년 했다니 그가 겪은 고통이 어땠을까 미루어 짐작이 간다.

“왜 이름을 이중 삼중 바꿔가면서 다니느냐는 오해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니 너무 억울하잖아요”  

불심검문에 걸리기만 하면 신원이 이상하게 나오니까 아예 주민등록에 특수전면으로 돼 있다. 특수전면이란 예비역 또는 보충역으로 실역을 필한 사람이 특수한 사유로 그 역을 변경하거나 면하는 행정조치로 예비군 훈련 면제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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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적증명서 떼어보니까 1968년 5월25일 입영으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아니야. 또 조작되었어.  내 군번은 실미도 차출 군번인데 병적기록부 다 조작됐어요. 알고 보니 한사람이 적었어. 그것도 나중에”

“2004년 11월11일 이명박 서울시장 때 국가에 충성한 사람은 인간답게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문을 법으로 올렸어요. 그때 임대주택 입주를 시켜줬습니다. 구로구 다가구 빌라 20평으로 지금 사는 집이죠”

현재 거주지인 구로구청에 등록된 이름은 이형기,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올라 있다. 그는 어떻게 해서 북파공작원에 끌려갔을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설보다 더 파란만장하다. 1967년 6월13일 안양교도소에서 나와 인천과 의정부 CIA 오가면서 안가에서 실시하는 첩보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121사태가 터졌어요. 나를 실미도로 보내기로 하고 가는 도중에 미 CIA에서 ‘이 사람은 영어를 잘하니까 CIA 정보요원이면서 해군 첩보요원으로 빼라’고 한 거야”

안가에서 첩보 교육 받다가 1968년 3월 군에 끌려가 정식 첩보요원으로 발탁되었다. 거기서 군사훈련 받고 해군 첩보부로 넘어간다.

“1968년 11월 울진무장공비침투사건 때 나는 역으로 북에 침투했어요. 임무완수하고 내려와 정확한 장소에 제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제 위치 제 시간에 왔는데 남방한계선 쪽에서 총알이 날아왔어요. 제가 그 자리에서 죽었으면 무장공비 사살이라고 발표했겠죠”

그때 순간적으로 자신이 총알받이였음을 직감했다는 그는 국가에 충성한 대가가 이렇게 희생타깃으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내가 왜 북한무장공비입니까?”라고 되묻는다. 

그는 그때 총에 맞아 계곡으로 추락했다. 그리고 그 후유증으로 왼쪽 눈을 실명했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지금 중증 장애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2009년 7월13일 본인의 인적 사항을 알고 싶어서 발급받은 기본증명서에는 셩명이 이형기로, 출생 장소는 대구시 대봉동 117번지로 되어 있다.

“출생지 주소고 뭐고 다 틀려. 북파공작원으로 해줄 때는 엉터리로 해놓고 특수부대 제외시켰을 때는 모두 제 자리로 갔다 놨어. 그래놓고 내 인적 사항을 달라니까 없다는 거야. 이중삼중으로 조작한 엉터리 자료니까” 

관계기관에 그의 잃어버린 43년을 돌려달라고 탄원서를 수십 번 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까지 냈지만 아직은 별 반응이 없다.

▶ 1966년 16살때 북파공작원에 착출되기 전의 마이클리 사진. 지금의 모습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정도로 모델 뺨치는 미남이다.     ©피플코리아 ◀

탄원서를 내기 위해 특수임무수행 당시 인우보증인 3명을 어렵게 찾았다. 한 사람은 그가 긴급 후송 때 같은 야전병원에 입원해 있던 사람이고, 또 한 명은 당시 참모장이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중사로 예편한 사람이다.

“저희 아버님도 아이러니하게 한국전쟁 발발 전후 특수부대 첩보임무수행자였습니다. 928수복 전후, 14후퇴 전후, 인천상륙작전시 특수임무첩보활동을 수행하셨고 휴전협정 전후 북파공작 특수임무수행 중 순직하셨습니다” 

그는 ‘피붙이’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안 본지가 30년이나 됐으니 아비의 휠체어 타고 다니는 꼴 차마 보이고 싶지 않아 명예 찾기 전에는 만날 수가 없다면서 눈시울을 붉힌다.

한국을 떠나 25년 동안 해외를 떠돌며 살았다는 마이클리. 그가 겪은 수난은 아무리 애기해도 끝이 없다.

17년 동안 주민등록증이 말소되었고 해외에서 영주권(외국)을 신청했지만 조국 대한민국에서 특수임무 수행 중 보안상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조작된 이중신원이 문제되어 외국에서 약 7년 만에 강제추방당하는 수모를 겼었다.

핏줄이라고는 하나뿐인 딸(1살 때 한번 보고 30살이 될 때까지 만나지 못했음) 앞에서 떳떳한 아버지로서 살아가보려고 그는 국가보훈처에 보훈심사와 명예회복 신청 중에 있다.

현재 본인 신상과 과거 (1966년~1967년) 신상 내역이 당시 중앙정보부의 첩보요원으로 착출 되면서 일방적으로 국가정보첩보기관에서 이중 삼중 다르게 행정 기록되어 이로 인해 겪는 피해와 고통이 너무나도 크다. 

호적정정과 보훈처 및 국방부 정보기록상에 동일인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1급 중증장애인의 몸으로 직접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의 행정관청을 발이 닳도록 방문하였다.

그리고는 마침내 2008년 7월23일 대한민국 경찰청에서 43년 전 (1966~1967년) 본인의 의사결정 없이 과거신상과 현재 본인신상이 다른 정보기록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확인받고는 억울한 옥살이와 정보부 X파일에 묻혀서 지낸 세월이 너무 억울해서 한없이 울었다.

그로 인해 겪은 신분상 불이익과 정신적, 물질적, 가정적으로 뿌리채 흔들리는 피해를 입었지만 이제 와서 누구를 원망한단 말인가. 

43년 전(前) 다르게 기록된 행정서류에 지문만은 100% 본인 지문임을 찾아 확인하기까지 그는 계란으로 바위 치듯 막힌 벽을 하나하나 뚫어 나가야 했다. 

그리고 1급 장애인 겸 국가유공상이군경의 몸으로 너무나 힘들게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등 행정관청을 다니며 모든 근거 및 서류를 발급받고 인우 보증인을 천신만고 끝에 찾아내어 보훈 심사 및 명예회복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국가정보부에서 보안상 저의 신상 기록이 100% 이중 기록이 밝혀졌으니 이제라도 호적 기록 정정과 국방부, 정보부, 보훈처의 저의 신상을 바로잡아 주시기를 간절히 청원합니다” 

보훈심사 및 개인 신상의 명예회복과 역사의 잘못된 이미지를 올바르게 바로잡아 훗날 가족과 후손들에게 갚진 신상 기록을 남겨주고 싶다면서 소망을 밝힌다.

그는 특수임무수행중 머리 뒤쪽에 총알 파편을 맞았으며 목, 허리, 손, 머리 등 전신이 총상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 총알을 피하려다 산 능선에서 계곡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뇌를 다쳐서 그 후유증으로 실명한 왼쪽 눈에 마비가 와 아예 눈가리개를 쓰고 다닌다.

한국에서의 꼬인 삶은 외국에 가서도 풀리지 않았다. 미국에서 살다가 합법적으로 호주에 들어가 망명으로 영주권 신청 했다가 특수임무수행기간 중에 대한민국에서 이름이 이중삼중 조작된 내용이 해명이 안 돼 결국 해외 추방 명령을 받았다. 그래서 한국으로 다시 왔다. 

영주권 기각으로 호주에서 차량이며 사업체며 은행잔고까지 모두 압류당한 상태로 교도소에 있으면서 2주안에 나가라고 해외강제추방명령을 받고 한국에 왔을 때 수중에 달랑 300불 밖에 없었다.

그는 국가유공자 7급으로 매월 받는 32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이명박 서울시장 때 무공수훈자 복지법에 의해 서울시에서 제공해준 정부주택에서 무료로 7년째 살고 있다.

2009년 7월18일자로 구로구청에서 그가 발급받았다는 주민등록 초본을 보니 한때 주소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3가 76-2로 되어있다. 그런데 그 주소가 토지대장에 영등포 구청 건물이다. 거기에 그의 주소가 올라가 있다. 기가 찰 일이다.

주민등록 말소당한 기간을 합치면 22년이다. 외국 돌아다니는 동안 모두 말소된 상태로 기록에 남아 있다. 그 기간에 주소가 이리저리 바뀌면서 행정기관 마음대로 올라가 있다.

3시부터 시작한 인터뷰는 5시간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그는 요구한다.

자신의 신원을 본래 위치에 돌려주고 북파공작원 출신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해주고 인위적으로 이산가족 만들어 파괴시킨 가족에게 명예회복 시켜주고 보상하라고 외친다.

“내가 43년 동안 잃어버린 명예를 금전 보상으로 한다면 50억이 나온다고 합니다. 변호사협회에서 그렇게 추산했습니다. 그런데 국정원에서 자료를 안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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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www.peoplekorea.co.kr>

2009년 09월24일 17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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