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346) 조폭․ 술중독 씻고 목회자로 거듭난 김현기 목사

김명수기자 | 입력 : 2007/01/25 [22:08]
[클릭이사람] (346) 조폭,술중독 씻고 목회자로 거듭난 김현기 목사

제주시 연동 292-21 ‘제주 새힘교회’ 김현기(55) 목사는 지금의 모습으로는 그의 과거를 상상조차 하기 힘든 특별한 이력을 지닌 인물이다.

목회자의 길을 걷기까지 파란만장하기 이를데 없는 삶을 살아온 그를 만나기 위해 일요일 11시 주일 예배 시간에 맞춰 제주 새힘교회로 들어섰다.

안경 낀 얼굴에 머리를 짧게 깎은 단정한 모습의 김 목사는 너무도 착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깊은 신앙심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가 너무 커서 함성처럼 들렸다.

작은 소리로 설교를 해도 알아듣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작은 공간이건만 수만 명이 운집한 군중 앞에서 대중연설을 하듯 전후좌우로 몸동작을 크게 취하면서 교회가 떠나갈듯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설교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그의 20대는 교도소를 안방처럼 들락거리는 전과 8범의‘조직폭력’신분이었다. 교도소에서 보낸 세월만도 자그마치 10년. 도저히 재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구제불능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조직 폭력배 시절 몸에 밴 술버릇이 결국 그를 중증 알코올중독자로 만들어 놓았다. 한마디로 흔적도 없이 지우고 싶은 과거였다.

그런 그가 지금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빛과 소금 같은 목회자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으니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다. 소설보다 더 기구한 그의 이야기에 귀가 쫑긋해진다.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난 그는 석축공사를 하는 부친을 따라 충주로 이사와 초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시골 중학교에 떨어질 정도로 공부와 담을 쌓은 그는 10대에 가출하여 구두닦이 소매치기와 어울리면서 어둠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툭하면 싸움질이었다. 그러다 부산지역 조직폭력 집단인 백곰파라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      © 인물뉴스
물고 물리는 보복전에 원정싸움까지 벌이는 폭력세계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을 처음에는 몰랐다.

그 결과는 너무도 가혹했다. 월미도 대한제분에서의 폭력사건에 연루되어 21살 때 첫 옥살이를 시작으로 폭력전과 8범이라는 불명예 훈장을 얻게 되었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주먹으로 살던 시절 마치 무협만화의 주인공처럼 야밤에 혼자 집단 패거리를 상대로 무모한 싸움을 벌이다 정신을 잃고 길바닥에 쓰러져 아스팔트위에서 차가운 새벽이슬을 맞고 깨어난 적도 있었다. 얼어죽지 않은게 기적이었다.

그를 수렁에서 건진 것은 신앙이었다. 1978년 마지막 옥살이때 간수장의 끈질긴 전도에 얼어붙은 마음이 움직여 세상과 단절된 교도소 안에서 통신으로 신학과정을 공부하면서 신앙에 눈을 떴다. 

출감 후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아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가장 기뻐한 사람은 어머니였다. 

교회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나는 행운도 잡았다. 정규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조건으로 결혼하여 신학대에 입학하였고 결국 아내와의 약속을 지켰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지하 건물을 얻어 단독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의 인생이 180도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남다른 이력을 가진 그는 여러 곳에서 간증집회 인도자로 부름을 받아 급기야 부흥사의 길을 걷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개척한 교회는 불과 1년 만에 100여명의 성도가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다. 순탄한 길이 열리는가 싶던 그에게 다시 고난이 닥쳤다.

감당하기 힘들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술을 찾는 것이었다. 한 두 번이 여러 번으로 반복되는 가운데 술 중독 증세가 그대로 나타났다. 빠져 나올 힘도 없었다. 

▲      © 인물뉴스
보다 못한 아내는 그를 정신병동에 입원시켜 놓고 주변사람들에게는 “목사님이 먼곳으로 기도하러 가셨다”고 둘러대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퇴원하고 돌아와 새롭게 목회를 시작했지만 다시 쓰러지는 생활을 15년이나 반복하였다. 처음 목회지에서는 목회직을 물러나는 수모까지 당했다.

술로 세월을 보내던 옛 구습은 그를 반복해서 무너뜨리는 고통으로 끌고 갔다.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한 번 넘어진 길에서 계속 넘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아주 비참한 자리까지 내려갔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의 목회생활이 시작됐다. 그런데 시련이 그의 인생을 가로막았다. 다시 술을 찾게 되었고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반복됐다.
 
아내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다. 교인들도 하나 둘씩 떠나가고 결국 폐인 같은 생활을 하게 됐다.

간을 3분의 2 가량 잘라내야 하기도 했다. 아내는 당시 사춘기에 접어든 두 딸이 아버지로 인해 받는 상처가 더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친정식구들의 도움으로 중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2003년 11월 병원에서 퇴원하여 충북의 한 기도원에서 40일 기도 중에 코와 입으로 지독한 술의 악취가 빠져나가는 신비 체험을 했다. 오랜 세월 그를 괴롭히고 따라다녔던 알코올 중독에서 자유를 얻는 순간이었다.

40일 기도를 마치고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꿈에 부풀어 돌아왔으나 현실의 벽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교인은 몇 명 남지 않았고, 물질적인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구도 찾아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기간이었다.

2년 이상의 기도생활을 통해서 그는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났다. 주변의 사람들이 “목사님을 뵈면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믿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변화였다.

▲      ©인물뉴스
‘강․이․박’3명의 여 집사들은 도탄에 빠진 그에게 큰 힘이 되었다. 견디기 힘든 어려움 속에서도 교회를 떠나지 않고 아내와 같이 그의 곁을 지켜준 너무나도 보배로운 존재였다.

그는 지금 어두컴컴한 지하에서 같은 건물 3층으로 이사하여 햇빛이 비치는 교회에서 목회자의 길을 힘차게 걷고 있다.

최근 그는 서울에 있는 독지가로부터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다. 본인만 허락하면 서울에 4층 건물을 지어 큰 교회를 마련해줄테니 제주에서 고생하지 말고 서울에 올라와 편안하게 목회자 생활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중하게 거절했다.

“제가 알코올중독자로 있을 때 저를 떠나지 않고 지켜준 제주의 교인들, 그리고 제주도의 복음화를 위해서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 제가 서울의 제안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뼈를 묻으려고 하는 이유입니다.”

한때 전과 8범의 조직폭력 신분에 알코올 중독자로 희망없는 삶을 살던 그는 믿음이 충만한 목회자로 변신하여 믿음을 전파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원래 제 눈이 날카롭고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자비하고 잔인했던 기질이었는데 선하고 착한 인상으로 봐주시니 제가 많이 달라졌나 봅니다. 기분이 좋은데요.”

이 땅의 삶은 스치고 지나가는 그림자만큼 순간적이다. 소유에 집착하지 말라. 그의 설교 중에 송곳처럼 뇌리에 들어와 박힌 말이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 그가 토해내는 설교에 집중했다.

“내 삶이 천당과 지옥을 체험해봤습니다만 직장이나 학교가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땅의 삶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욕심을 포기하고 성도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은 이 땅의 삶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주옥같은 내용이 담긴 그의 설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칠 수가 없었다. 설교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그의 목소리 톤이 더욱 높이 올라갔다.

“우리가 이 땅에서 추구하는 삶의 관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지금 주어진 나그네 길에 너무 욕심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록 일시적인 삶이지만 한 순간 한순간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설교가 끝나고 내려오는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기쁨으로 충만되어 웃음꽃이 환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아무리 깊은 수렁에 빠져 재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자신의 노력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온몸으로 보여준 그 자체였다.

제주에서 우연히 그를 만난 것은 행운이자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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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뉴스닷컴/ 김명수기자 people365@korea.com>

2007년 01월25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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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종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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